환경이 열악한 해외 오지를 찾아 한국문화를 알리고 현지의 문화를 체험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해외 봉사활동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는 거들떠 보지 않고 해외로만 나가는 것에 대해 자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수 학생들이 취업을 대비해 단순한 경력 쌓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데다가 대부분 총학생회 위주로 추진돼 학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A대학은 지난 6월 말부터 13일간 일정으로 중국에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학교에서는 수년째 이어온 봉사활동이라며 대대적인 홍보까지 펼쳤다. 하지만 13일간의 일정 중 봉사기간은 3일 동안 오전과 오후로 나눠 4차례에 불과했다.
나머지 일정은 만리장성과 명·청 황제 무덤, 백두산 인근 지역의 견학으로 짜여졌다. 참여한 인원은 교직원 8명과 학생 32명 등 40명으로 학교에서도 상당한 예산을 지원했다.
학생 문 모(27)씨는 “등록금이 비싼 상황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일부 학생들의 해외봉사나 견학은 학교에서 상당액을 지원하는 만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되는 것 아니냐”며 “이제는 문화가 바뀔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B대학 역시 여름방학을 맞아 지난 6월 말부터 최근까지 봉사활동 및 해외체험 등의 명분으로 몽골, 미국, 캐나다, 중국 등지를 다녀왔다.
참여 학생들은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한 인원도 있지만 주로 총학생회가 주축이 돼 교직원까지 동반한 견학 수준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문제다.
C대학도 지난달 2주간 베트남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는데 이렇다할 봉사활동보다는 틀에 박힌 일정이 대부분이었다.
C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이 취업을 대비, 해외 봉사활동 경력을 쌓기 위해 참여하려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며 “학교에서도 상당부분 지원하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다”고 말했다.
D대학도 학교의 지원을 받아 지난 6월과 7월 총학생회가 주축이 돼 각각 캄보디아와 몽골에서 각각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이처럼 대학들이 방학만 되면 해외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의 봉사활동은 등한시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국지성 기습폭우로 충남 도내 곳곳에서 막대한 재해가 발생했지만 지역 대학들의 봉사활동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일부 대학에서 문의만 왔을 뿐 실제 자원 봉사활동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 해당 지자체의 설명이다.
대학가 한 관계자는 “학교에서도 해마다 총학생회 간부들의 해외 봉사활동 지원액을 예산에 편성해 놓고 있다”라며 “학생들 간에도 논란이 있어 점차 축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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