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창희 ETRI 기술전략본부장 |
과거, 역사적으로 탁월했던 우리의 물 관리 능력은 그러한 논의가 우리의 과학기술역량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좋은 기회인 동시에 과학기술의 산업화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물 관리의 핵심요소는 강우량, 수위, 유량, 유사량(流砂量), 유속 등이다.
수위 계측(水位計測)과 유량 측정(流量測定)은 15C 중기에 세계 최초의 수심계측기인 수표(水標)와 유량센서인 측우기(測雨器)를 이용하여 측정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업적들은 면면히 이어져 현재 IT 기기 및 시스템을 이용한 물 관리의 과학화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4대강 정비사업에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우리의 IT기술들이 본격 적용됨으로써 물 관리기술의 수출산업화가 가능할 것이다.
4대강 정비사업의 핵심은 홍수방어와 용수확보이다. 홍수방어를 위해서는 강의 지형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한다. 지형변화는 강우량, 유사량, 유속 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으며, 이렇게 변화된 지형은 다시 수위와 유속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폭우시의 침수지역 등의 범위를 변화시킴으로써 물관리를 어렵게 한다. 이러한 지형변화의 측정에 우리의 선진적 IT가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즉, 그동안 육상에서 적용되었던 GIS DB기술을 하천에 적용하는 것이다. 음파를 통한 수중지형의 측정과 GIS DB 구축으로 강바닥의 실시간적 모니터링과 폭우 등에 대비한 유체시뮬레이션 모델들은 홍수 등의 발생시 침수지역의 범위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효율적인 물관리를 가능케 할 수 있다. 특히, 강의 지형변화에 대한 GIS DB 구축은 Google Earth 등과 같은 육상의 시설물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차별화 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한편, 용수확보는 건강한 수질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 수질개선 및 생태복원은 실시간적 하천환경감시를 위한 Green Fish가 해결할 것이다. Green Fish는 내부에 유량/염소/PH(수소이온농도지수)/DO(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량)/TOC(물이나 진흙속에 들어있는 탄소량)/질소/수온(水溫)/탁도(濁度) 등의 측정과 외부와의 통신을 위한 RF/GPS 송수신 모듈을 탑재한 물고기형 로봇으로, 24시간 수질환경감시 임무를 수행한다. 다양한 용도로 제작된 물고기형 수중 로봇은 고도화된 IT 센서망을 통하여 수집된 정보를 통합관제센터로 전송하여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한, 4대강 하천 수중환경 오염의 주원인인 퇴적물 및 오염물질 등 수중 청소와 오염원 제거를 위한 수중청소로봇도 안전한 강 만들기에 활용될 것이다.
4대강 정비사업은 일견 IT와는 무관한 사업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4대강에 서식하는 드러나지 않는 생명체처럼, 정비사업의 기저에는 IT 기반의 무수한 High Tech 융합기술이 산재하여 있다. 4대강 정비사업이 High Tech 융합기술의 경연장으로 제대로 인식되고 추진될 때, 현재의 조류인 융합 트랜드를 선도하고, 수출시스템으로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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