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농부의 모습이 엿보였다. 조그마한 방석 의자를 깔고 앉아 깻잎을 따고 있는 이 전의원의 손놀림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정계행보에 속도를 더하며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정치인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금산지역으로 봉사활동을 나 온 이유를 물었다.
이 의원은 “중부지역에서도 금산이 수해를 크게 피해를 입었다고 들었다”고 말해 단순한 민생탐방으로 돌렸다.
“깻잎 따기가 생가보다 쉽지 않다. 해본 일” 이라고도 했다.
이 전의원의 금산지역 봉사활동 계획은 그와 동행한 이상헌 금산군의회의원(한나라당)과의 인연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귀뜸이다.
이 의원은 “이 전의원이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었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 반백의 사제가 같은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는 한나라당 동지로서 자리를 함께했다. 이 의원은 3일 동안 스승인 이 전의원과 동행했다.
다시 농사일이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전의원은 “고등학교 때까지 농사일을 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산은 인삼, 깻잎농사가 있어 열심히 일하면 밥 굶을 일은 없을 것 같다” 했다.
어려웠던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몸을 낮춰 깻잎을 따고 있는 그에게 “정치도 농사와 같았으면 좋겠다”고 현재의 정치상황을 비유해 언급했다.
이 전의원은 “정치와 농사가 다르지 않다. 일 년에 두 세 번은 농사일을 한다. 정치는 현장을 알아야 한다. 현장을 모르면 관념이 고착화 된다”고 했다.
실용주의적 가치를 중시하는 정치 철학이다. 오전 봉사활동을 마친 이 전의원은 중부대 최태호 교수(국문)가 마련한 자리에서 점심을 같이했다.
이 자리에는 다문화 가족들 다수 참석했다. 최 교수는 다문화 가정의 한국어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날 인삼케기에서도 베트남 신부 옹크띠크씨와 애기를 주고 받는 등 이 전의원은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 전의원의 3일간 농촌 봉사활동은 낮고 느린 일의 연속이었다. 그 속에서 그는 어느 정치를 구상하고 있었을까. 입각과 당 복귀 사이에서 정치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금산=송오용 기자 ccms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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