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산과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지역 정관계 주요 인사들은 일을 휴가삼아 더위와 맞서고 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인 경제계는 휴가를 잊었다.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은 1년 365일 가운데 363일을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설날과 추석, 단 이틀만 쉬는 그에게 올해도 휴가란 없다.
조웅래 에코원 선양 회장도 일과 휴식의 구분을 따로 두지 않는다. 일을 놀이처럼 즐겨해 특별한 휴가는 없다. 올해도 틈틈이 황톳길로 가꿔진 계족산을 찾아 심신을 달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할 계획이다.
잠깐의 휴식 기간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된다.
정성욱 금성백조 회장은 29일부터 8월 1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경련 주최 하계포럼에 참가했다. `위기를 기회로-대한민국 경제여 다시 도약하라'는 주제로 열리는 포럼을 휴가삼아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
세종시 법 무산과 미디어법 통과 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정치권도 휴가를 즐길 틈이 없다.
세종시 법 처리에 실패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세종시 법 통과를 위한 역량 강화 및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텃밭다지기에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30일 충남도당 선진봉사단 발대식을 시작으로 지역구인 홍성 챙기기 등 지역 문제에 집중하며 여름 더위를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임기 1년여를 앞둔 지역 단체장들은 올 여름 휴가를 통해 남은 임기 마무리를 할 계획이지만 산적한 현안으로 편안한 휴가를 즐기기 쉽지 않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휴일을 포함해 일주일 동안의 긴 휴가기간 동안 남은 임기 시정 운영에 대해 고민할 계획이지만 편안한 휴가를 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8월 중순이면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입지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유치 성공을 위한 막바지 전략 마련에 온 힘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4박 5일 동안의 휴가를 다녀왔지만 투자유치 설명회와 집중호우 피해지역 방문 등으로 이틀을 반납해야 했다.
도 관계자는 “자체단체장들도 1년 동안 20일 이상의 휴가 일수가 정해져 있지만 1년에 5일도 채 사용하지 못한다”며 “특히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휴가는 또 다른 일”이라고 말했다. /이시우·조성수·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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