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 의미 없이 먹고 마시며 흥청망청하는 단발성 행사에는 수억원을 투자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표시가 나지 않는 역사 만들기는 한 푼이 아쉽다는 것이다.
대전시 분리 20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대전 역사 찾기에 나선일이 없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 29일 대전선사박물관 전경<사진 위>과 대전시 향토사료관 전시실 모습<아래>??체계적인 유물 관리와 역사 보존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지만 두 곳의 전시실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김상구 기자 |
지역의 중요 유물과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개인들은 기증·기탁 할 곳을 찾아 헤매거나, 갈 곳을 찾지 못한 역사 사료들은 타 지역으로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일부 의식있는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지역 문화재를 기탁 받거나, 외부 유출을 막고 있지만 10여 년째 소장만 하고 있는 유물이 있는가 하면 사장돼있기도 하다.
그 사이 관이 하지 않으면 `내가 하겠다'는 개인들은 너도나도 사립박물관을 만들면서, 대전지역만 18개의 사립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전국 광역시 가운데 사립박물관이 가장 많다. 역사가 없는 지역에 사립 박물관이라도 많으면 좋을 수 있겠지만 `지극히 비정상적인 수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국의 5개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립 종합 박물관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전문성 없는 사립박물관들만 난립하듯 늘어가면 시의 문화재와 역사, 유물 관리가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
종국에는 돈으로 사고 팔리는 과정에서 지역의 문화재와 역사 사료들은 남는 것이 없을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지역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로 먹고 산다. 프랑스와 이태리 등 유럽의 유명국들은 현재 자신의 모습보다는 조상들이 남긴 역사와 문화로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
과거 대전시는 충남도에 딸린 작은 시였지만, 지금은 분리돼 충남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하나의 광역자치단체다. 지금이라도 역사를 찾아야 할 때다. /김민영·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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