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대전지역 한 도시정비사업 주민설명회장에서 신원미상의 남자들이 사업 추진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던 주민들을 향해 흉기로 위협하고, 현수막을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3명가량의 40~60대 신원미상의 남자들이 설명회를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비대위측)들을 휴대용 칼로 위협하며 주민들이 설치한 현수막을 찢어냈다. 이들 중 일부는 현수막을 절취해 택시를 타고 도주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한 40대 신원미상자가 택시로 도주하는 것을 도로 한복판에서 몸으로 막는 등 아찔한 순간도 발생했다.
현수막을 절취한 남자에게 돈을 직접 건네주는 장면도 목격됐다. 주민들에게 붙잡힌 이 신원미상의 남자는 본보 취재진의 `돈을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 돈을 받았다'며 “현수막을 절취해 오면 돈을 준다는 말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본보 취재진이 3일에 걸쳐 대전역 광장에서 잠복한 결과, 현수막을 절취하다 붙잡힌 남자가 대전역 광장의 노숙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대위측 주민들은 28일 주민설명회장에서 난동을 부린 이들 용업업체 관계자 및 노숙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 지난 24일 대전시 중구 한 재건축사업 주민설명회장에 설명회를 반대하는 비대위 주민들에게 신원미상의 남성들이 칼을 사용해 현수막을 난도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왼쪽부터 사업설명회장 밖에서 반대시위를 하는 장면. 서건발생 당시 훼손된 현수막을 한 주민이 펼쳐보이고 있다./지영철 기자 ycji07@ |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반대의견을 묵살시키기 위해 노숙자들을 동원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업추진 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의곤 대전홈리스센터 소장은 “이 사건은 지역에서 재개발사업 용역에 노숙자들이 동원된 첫 사례”라며 “대전지역내 도시정비사업이 늘면서 법적 보호망이 없는 노숙자들이 이같은 범죄행위에 쉽게 노출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