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불교 전문 작가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열반에 들었던 큰스님 열일곱 분의 다비식 현장을 취재한 기록이다.
저자는 사찰과 문중에 따라 연화대의 모양과 사리를 습골하는 방식 등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남아 있는 사람들의 슬픔의 깊이도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다비식장 하늘에 갑자기 무지개가 뜬 일(법장 스님, 정천 스님)이나 3년 전에 집을 나갔던 개가 돌아와 며칠씩 식음을 전폐하고 다비장을 지킨 일(명안 스님) 등을 통해 높은 법력을 실감했다고도 고백하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단순한 `다비장 풍경'이라기보다는 큰 스님들이 평소에 우리에게 해왔던 이야기들의 묶음에 가깝다.
“스님 사람들이 열반송을 물으면 무어라 할까요”라는 질문에 “그런 거 없다고 해라”고 한마디 던지고, 또 “한평생 사시고 남기실 말씀이 없습니까”라는 질문에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갔다고 해라”고 말한 서암 스님의 말은 `가르침이 결국 무언(無言)'이라는 심오한 뜻을 전한다.
불광출판사/임윤수 글·사진/256쪽/1만2000원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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