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과 토요일이라는 호재를 맞는 날이었지만, 인근 상가들은 이런 호재를 맞은 날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암울한 말을 토해냈다.
여름철에 바짝 조여야 하는 특성상 휴가철 주말은 ‘무조건 많이 와야 한다’는 이들 입장에선 날씨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은 서해안 지역에 너울성 파도주의보라는 악재가 엄습했고,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흐린 날씨 속에 간간이 빗방울도 흩날렸다.
일주일 전 주말에도 장맛비가 내렸고, 그 이전 주말에도 어김없이 장맛비는 퍼부었다.
올해 대한민국축제대상(KOFESTA)의 여름축제 인지도·선호도 조사에서 7월 중 가보고 싶은 축제 1위로 뽑히는 등 갈수록 명성이 높아져 가는 보령머드축제도 궂은 날씨의 희생양이 됐다.
보령시에 따르면 12회째인 올해는 지난해보다 5%(9만 명)정도 관람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와 그리 관계없이 일찍 계획을 잡는 외국인 관람객이 지난해보다 10만명 넘게 증가한 것에 비춰보면, 국내 관람객은 줄어든 수치가 더 크다.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9일간 진행되면서 나흘이나 주말이 들어갔지만, 이 기간 비가 그친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천해수욕장에서 숙박업을 하는 김모(43)씨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휴가철의 주말이면 바가지요금을 불러도 손님들이 가득 찼다”며 “요즘엔 지자체에서 숙박요금 사전신고제를 하는 등 바가지요금이 없어도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특히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7월 중 주말에 3주 연속 날씨가 궂은 것은 직격탄”이라고 토로했다.
앞으로 해수욕장 시즌은 길어야 한 달여. 이 기간마저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여름특수는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기상청에선 그리 긍정적인 발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전보다 장마 기간이 1주일 이상 길어지면서 28일과 29일 다시금 장맛비가 내리겠다”며 “8월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되면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대기 불안정 등으로 국지성 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고, 날씨 변동폭 역시 크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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