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 심판 그리고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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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영] 심판 그리고 프레임

[중도춘추] 김제영 백석대 교수 세계춤연구소 대표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24 20면
  • 김제영 백석대 교수 세계춤연구소 대표김제영 백석대 교수 세계춤연구소 대표
새벽부터 가슴을 때리듯 비가 쏟아진다 내리는 빗줄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굵은 빗줄기는 마치 눈물처럼 보인다 실컷 울고 나면 속이 후련한 것처럼 이 비가 그치면 세상의 빛이 새롭게 비쳤으면 좋겠다

요즘 우린 사회 고위층 인사들의 청문회를 보게 된다 정치 경제 법 교육 등 국감에 필요한 경우 각 기관장들이 이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관문이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 청문회를 볼 때 마다 만약 내가 저곳에 있다면 얼마나 많은 죄가 드러날까 생각하게 된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간음한 여인을 가리키며 누구든지 죄없는 자가 이 여인을 돌로 내리쳐라하는 말씀이 생각난다 여자를 죽이라고 모여든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진다 만약 죄없는 자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 여인은 돌에 맞아 죽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의인은 없다라는 말이 확인된 장면이다

청문회는 미국 의회에서 전형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한국에 1988년 처음 도입돼 국회법 61조 청문회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진행과정의 공개가 원칙이다 감정인을 도마에 올려놓고 국민이 보는 앞에서 신문을 하게 된다 감정인은 진실과 거짓을 오가며 자신의 명예와 자존심 방패를 걸고 쏟아지는 화살을 막아야만 한다 만약 하나라도 막지 못하면 처절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질문자의 내용이 잔인하면 할수록 더욱더 흥미를 주고 감정인의 직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욱 촉각을 세우는 관심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인철의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에서 프레임은 마음의 창에서 비롯되는 관점으로 자신이 바라보는 시각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미국의 유명한 유머 한편을 소개 한다 세실과 모리스라는 두 친구가 예배를 보러가던 중 세실이 모리스에게 묻는다 자네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생각하나? 그러자 모리스가 모른다며 선생님께 물었다 선생님 기도 중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선생님은 정색하며 그건 절대 안되지 신과의 엄숙한 대화인데 그럴 순 없지 그러자 모리스가 세실에게 질문을 잘못했다며 질문의 방향을 바꾸어 선생님께 다시 물었다 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선생님은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다네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얼마든지 기도를 할 수 있지

여기에서 우리의 관점 즉 기도 중 담배를 피우는 행동으로 프레임 하느냐 아니면 담배를 피우다 기도하는 행동으로 프레임 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결과물이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조사에 의하면 우리는 매일 150가지 선택을 해야 하고 그중 30번은 신중한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고작 5번 정도 올바른 선택으로 미소짓는다고 한다 우리의 삶은 매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그만큼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유명한 사진작가 앙리카르티브레송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이 주어진다면 후회가 남을 가능성도 또한 두 가지다 이는 올바른 선택을 해도 후회는 따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만약 우리가 다음 청문회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심판하고 결정할 때 누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프레임 할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 절대적으로 필요 없는 존재로서 프레임 할 것인가? 어떤 틀로 바라보는가에 따라 선택의 운명은 달라 질 것이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실수한 적이 없는 사람은 결코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지 못한 사람이다 우리속담에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도 있다 넓은 시각으로 실수조차 덕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결정한 프레임은 선택될 것이고 그 선택은 우리에게 주어진 인격이며 도덕적 의무이며 책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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