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임대아파트 분양가 부르는 게 값

공급가 업체임의대로 할 수 있어 땅값 싸게 공급받고도 서민에 폭리논란

민간 임대아파트가 저렴한 가격에 택지를 공급받고도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분양가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아 폭리논란을 빚고 있다.

22일 천안시와 임대아파트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지 않은 민간건설사의 임대아파트는 공급조건을 업체 임의대로 결정토록 해 서민형이라 하더라도 분양가에 제한을 받지 않고 있다.

특히 임대아파트 건설 당시 조성원가의 70%에 택지를 공급받고도 이를 분양하는 때도 분양가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 입주자들과 집단민원 등 마찰을 빚고 있다.

천안시 불당택지 한성아파트(594세대)는 전용면적 60㎡(24평형)의 서민형 임대아파트지만 최근 의무임대기간(5년)이 지나 분양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입주자들이“터무니없는 분양가”라며 법원에 분양금지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입주자들은 인근“상대적으로 조건이 좋은 대원아파트가 비슷한 크기의 임대아파트(60㎡)를 분양하면서 9800만 원을 받았는데도 한성아파트는 1억4300만원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분양가”라며 대폭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아파트단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들도 한성아파트의 분양가는 서민형 임대아파트임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다는 반응이다. 전용면적 60㎡이하 서민형 민간임대 아파트를 지으면서 땅값을 싸게 공급받고도 분양가는 분양아파트보다도 높은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천안시는 불당택지에서 분양아파트의 택지 값은 3.3㎡당 134만5513원을 받았지만, 서민형 임대아파트는 82만457원에 공급해 40%나 싼값을 받았었다. 한성아파트는 땅값에서만 36억9577만원을 덜 냈다.

불당동 A공인중계사 관계자는“한성임대와 비교할 수 있는 대원아파트 60㎡의 경우 거래가가 최저 1억3000만에서 최고 1억6000만 원”이라며“최고가는 로얄층에 베란다확장과 리모델링을 마친 경우로 결국 한성의 분양가는 시세를 거의 다받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근 B공인중계사 역시“한성의 분양가는 약간 가격이 낮은 급매시세로 보면 무리가 없다”며“보다 저렴하게 집을 마련하려고 5년간이나 임대아파트에 살아온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억울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 실거래가 공시에서도 최근 6개월 동안 대원아파트 60㎡ 거래가는 모두 6세대로 중간층 기준 확장 및 리모델링 세대는 1억6000만 원, 그렇지 않은 경우는 1억4500만 원을 전후로 거래됐다.

한성아파트 관계자는“자체적으로 거래시세를 조사해보니 기준층 기준 1억6000만원으로 입주자들에게 약간의 시세차익을 준 것”이라며“분양가로 폭리를 취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기자 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