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석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화력발전소가 있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것도 화력발전소 보일러는 사라졌지만 발전소로 사용하던 건물은 그대로 남아있다 전우회 김만석 씨는 1950년대 대전에 화력발전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당시 대전역까지 석탄을 싣고와 바로 옆 화력발전소에서 새까만 연기를 내뿜으며 전기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만들어낸 전기는 당시 인동과 원동 등에서 나눠 썼다고 기억했다 지금도 화력발전소 자리에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어 철도화물 자재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양상규 씨는 모두 잠든 시간인 심야에 전기공사를 벌였던 추억을 들려줬다 1960년대 웬만한 전기공사는 주로 자정을 전후로 이뤄졌어요 당시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전기공사할 때 일단 전기를 끊고 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이 가장 적은 시간에 공사했지요 전기를 끊고 작업하는 만큼 고객의 불편을 가장 줄일 수 있는 시간을 고른 게 항상 밤늦은 시간이었습니다
양 씨는 덕분에 낮에는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밤이면 보수공사에 투입되는 어려운 근무환경이었단다 어려운 근무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전기를 끊지 않고도 작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지금의 무단전 공사기법을 개발했습니다 아무리 큰 공사라도 전기는 계속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에서 선두로 가질 수 있었던 거지요
당시에 빈번히 발생했던 정전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이들은 말했다 일부 전기선에 지금과 같은 절연제품으로 덮여 있지 않고 구리선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는 것 19701980년대 장마철에 비가오면 꼭 정전이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충분치 못한 전기제품 탓이 컸다고 한다 각종 절연 장비들이 그 이름만큼 전기를 확실히 끊어주지 못하고 합선이나 누전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정전사고로 이어져 1977년에서야 전선 피복사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당시 전선 피복도 지금과 같이 전기 흐름을 차단해주는 기능이 좋지 못했어요 특히 비가 온 직후에는 사고의 두려움에 누구도 전기공사에 나서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이어 전기요금을 받으러 집을 방문하던 일 13와트를 계약해놓고 그보다 더 높은 전구를 달아 사용하는 부정사용을 단속하는 일 등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전기와 관련한 일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기가 풍족해진 현대인에게 전하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전등과 일부 가전제품을 제외하고 전기를 거의 쓰지 않았던 1980년대 지어진 건물에 전선은 상대적으로 얇아 지금도 과부하 탓인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 보통 3kw를 기준으로 전선을 설치했으며 얇은 전선은 어느 용량 이상의 전력을 통과시키면 열이 발생해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단다 최근에는 가정집에 5kw 전선은 기본으로 사용되는 만큼 오래된 집에 전력선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양 씨는 한국의 1년 동안 단전되는 평균 시간은 17분으로 전기공급에서 높은 안정성을 자랑한다며 그만큼 전기가 안전해졌지만 함부로 사용해 낭비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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