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을 중심으로 한 사고 주변 해역은 비교적 빠른 시간에 안정을 찾았다 수질상태의 일반적인 지표가 되는 수온 염분 용존산소 화학적 산소요구량 등에서 대부분 양호한 상태를 기록하며 해역수질 기준 1등급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서해안 지역 주민들은 종종 바다에 뜬 기름을 목격한다 크고 작은 해상사고가 많이 발생한 원인도 있지만 지역민들은 허베이 스피리트 유류 유출 사고에서 기름 띠의 원인을 찾는다
정낙성(55태안)씨는 대형 배가 지나거나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 바다에 기름 띠가 쉽게 나타난다며 2007년 사고 당시 바닥에 가라앉았던 기름 덩어리가 수온이 상승하면서 녹아 올라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판단은 최근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가 지난 해 2월부터 12월까지 사고 지역 인근 양식장의 해수 수질 현황과 유류오염 정도를 조사한 결과 유류 유출 사고 당시 직격탄을 맞았던 신두리 갯벌 양식장에는 평균 0289ugL의 유분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대조구로 지정된 경기도 안산시 선감 지역의 평균 농도 0146ugL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2월 유분 농도는 010ugL에 그쳤지만 5월에는 0866ugL로 증가해 해수 온도가 높을수록 유분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돼 잔존 유분을 통한 생태계 파괴 가능성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태안 지역 양식장을 중심으로 한 환경 조사를 통해 갯벌 양식장의 경우 공극수에서 여전히 다소 높은 농도의 잔존유가 존재해 유류사고의 오염의 영향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장기적인 환경모니터링과 해양 생태계 복원에 관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갑 소근리 어촌계장은 마을 주민들이 굴 양식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양식장이 모두 철거돼 생계 수단이 사라졌다며 양식 기간을 감안하면 앞으로 23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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