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2곳 가운데 보육시설은 단 1개
“직장 다니면서 애들 키우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네요. 회사 인근에 보육시설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네요.”
대전산업단지 내 한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32ㆍ여ㆍ대전 중구 산성동)씨는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아이들 키우는 일”이라며 “결혼 후 처음에는 전업주부로 있다가 지금은 애들을 시부모님한테 맡기고 직장에 다닌다”고 말했다.
같은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모(29ㆍ여ㆍ대덕구 읍내동)씨는 “아이가 첫 돌이 지나고 어느 정도 큰 것 같아 가까운 어린이집에 맡겼는데 감기가 자주 걸려 마음에 들지 않아 지금은 친척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다”며 “육아 문제로 둘째 아이 낳는 것은 아예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출산장려를 유도하고 있지만 대전지역 산업단지내 보육시설이 태부족해 보육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덕구 대화동 대전산업단지의 경우 현재 5000여명(임시직 포함)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여직원은 1500여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보육시설은 전무한 상태인데다 향후 조성계획도 없어 해당 근로자들이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0여명의 여성 근로자들이 있는 대덕산업단지의 경우도 관리공단 옆 문평동(문평 어린이집)에 단 한 곳의 보육시설만 시에서 위탁운영하고 있을 뿐 입주기업에서 보육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없는 상태다. 이에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이 추가로 보육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언제 이뤄질지 막연한 상황이다.
대전산업단지협회 및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직장을 다니는 주부들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맡기는 일로 인해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보육시설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방노동청에 따르면 현행법상(영유아보육법) 전체 직원(상시)이 500명 이상 또는 여성 직원이 300명 이상인 업체는 의무적으로 보육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에도 아무런 제재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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