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희] '속시원하게' 다가가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윤태희] '속시원하게' 다가가기

<기고> 윤태희(대전광역시 환경녹지국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21 20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듣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진실을 말한다 해도 듣는 이가 말하는 이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이 사실로 곧이들리지 않는 것이다.

요즘처럼 이 속담이 가슴에 와 닿은 적이 없다.

최근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문제를 놓고 대전시와 주민 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속 시원한’ 소통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수슬러지는 하수에 섞여 들어오는 잔재물이다. 2003년까지는 수분만 제거한 채 매립했지만, 매립장 수명단축과 환경오염이 부각되면서 정부가 폐기물처리법을 개정한 이후 해양 배출을 해 왔는데 1996년 런던협약 의정서에 따라 2011년 2월부터는 이 마저도 금지되었다.

새로운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정부는 지난 4월 2일 입법예고를 통해 하수슬러지를 화력발전소의 연료로 사용한다는 연료화의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적정 수분함량을 맞춰 석탄사용량의 5% 범위 내에서 슬러지를 혼합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 중에 있다.

지금 대전시가 설치하고자 하는 하수처리시설은 그동안 해양 배출해 오던 슬러지를 화력발전소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그동안 앞으로 조성하는 금고동 자원집적화단지내 설치를 비롯해서 몇가지 방안을 놓고 집중 검토한 결과 현 하수처리장내 설치를 최적대안으로 제시했던 것이다.

주민들이 이 과정에서 악취의 발생을 우려하면서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반대 이유와 우려에 대해 이해하는 바가 없지 않다.

하수처리장이 위치한 유성구 원촌동은 25여년 전만해도 대전의 외곽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주거의 중심부다. 또한 1980년대 기술로 설계되다보니 시설이 거칠고 일부 처리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대전시에서는 지난 2006년 10월부터 하수처리장 악취를 줄이기 위한 조사 용역을 추진하고 그 이듬해 악취저감방안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이미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설계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한편 지난해 3월부터 하수슬러지 처리방안 검토에 착수해 설치된 지 25여년이 지나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하수처리장을 개선하는데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연말까지 침전지, 소화조, 탈수동 등 악취취약시설에 대한 밀폐형 탈취설비를 갖출 예정이며, 100억원의 추가 예산을 들여 내년까지 9개 악취지점에 대한 탈취시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하수처리장에서 악취를 체감으로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된다.

문제가 되고 있는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은 소모적인 논쟁을 계속하거나 님비현상으로 몰아부쳐 재단할 문제는 아니다.

대전시는 지금까지 제시된 모든 기술을 검증해 볼 자세가 돼 있다. 주민들이 우려하고 걱정하는 악취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구축하고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와 감시체제가 작동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다.

하수슬러지는 우리 시민들의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것이고, 우리 대전 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도시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 당사자와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고 싶다. 우려를 안심으로, 의심을 신뢰로 다져나갈 수 있는 ‘속 시원한’ 소통의 강이 흐르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