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2월, 정년퇴임을 맞게 된 지인 10명의 부부들과 함께 서유럽으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약 8년 전, 7월의 푸르름이 한창이었던 때의 마음과 같이 기대감에 설레었다. 그러나 늦겨울 독일의 프랑크프르트와 하이델베르그는 아직 가시지 않은 추위 때문에 자연환경이 생동감을 잃은 느낌이 들었지만, 스위스의 융프라우를 돌아 볼 때에는 많은 눈이 쌓여 있어 또 다른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태리의 밀라노를 거쳐 베네치아에 도착했을 때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광경이 나타나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게 웬 일인가? 왜 이렇게 널따란 광장의 가게들과 노점들에 진열된 상품들이 온통 가면들로 꽉 메워져 있을까? 갑자기 내 눈이 휘둥그레지며 커다란 의아심을 품게 되었는데, 곧 가이드를 통해 이태리 최대의 세계적 가면축제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더욱 마음을 들뜨게 하였고 축복 받은 여행이 되었다.
매년 2월이 되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찾아 가면의 물결을 이룬단다. 이 도시의 산마르코 광장을 중심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며 경이로운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참가자들은 마치 지나간 과거에 귀족이라도 된 듯,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형형색색의 의상과 다양한 종류의 가면으로 치장하고, 르네상스나 바로크시대의 시간 여행이라도 하는 듯하였다. 우리 일행들도 가면과 모자 등을 구입하여, 멋진 모습으로 축제에 참가하여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들은, “브라질 리우의 삼바 축제, 독일 뮌헨의 맥주 축제, 일본 삿포로의 눈 축제, 태국 치앙마이의 물 축제, 스페인 부뇰의 토마토 축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있고, 많은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보령머드축제”가 있으며, 그 외에도 훌륭할 축제들을 많이 개최하고 있다.
최근 대전에도 진풍경이 될 “대전역 0시축제”가 열릴 계획이어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중앙로와 중앙시장, 대전역 광장 일원에서 열리게 되는데, 대전광역시 동구와 한국철도공사 대전지사, 동구문화원에서 주최하고 주관하게 된다. 행사 내용은 “트롯 뮤지컬 ‘대전발 0시 50분’과 대전발 0시 기차 멀티미디어쇼, 대전역 중앙로 환상의 빛 축제, 한국 관악페스티벌, 대전역 0시 축제 ‘테마 기차여행’, 풍물 대동 한마당” 등과 그 외에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알려지고 있고, 동시에 중앙시장 즐기기와 한의약 건강 체험 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의 어떤 공공기관이나 단체에,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 문화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축제를 요구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볼거리와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것은, 메마른 빈 가슴을 채워주기도 하고 생활의 활력과 마음에 풍요로움을 준다는 것이기 때문인데, “대전역 0시축제”도 마찬가지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양한 프로그램의 종류보다는 내용에 충실을 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도 이 축제의 한국 관악페스티벌에서 목원대학 윈드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무쪼록 계획된 이번 축제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하여, 보이지 않는 정신과 마음의 빈 공간을 메우기도 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축제로 성공하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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