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총리론과 충청권 연대론이 그 핵심이다. 일부에서는 매물 운운하며 충청인을 볼모로 거래한다는 이야기도 들려 충청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은 좋지 않다.
▲ 최호택 배재대 교수·한국공공행정연구원장 |
선진당은 대전·충청인들이 지역발전의 바람을 안고 탄생시킨 존재의 목적이 분명한 지역정당이다. 물론 이 총재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겠지만, 현실이 그런 것을 어찌하겠는가.
최근 국민이 국회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평가한 언론보도를 인용하면, 지난 1년간 국회의원들의 평균점수는 40점이다. 대학성적으로 보면 낙제점에 해당하는 F 학점이다.
그럼 과연 대전·충청지역에서 선진당의 점수는 얼마나 될까.
굳이 필자가 점수를 매긴다면 C 학점 이상을 줄 수가 없을 것 같다. 이유는 시험답안지가 질문의 핵심을 벗어난 엉뚱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요즘 한나라당이 워낙 죽을 쓰다 보니, 바람을 전제로 내년 지방선거에선 선진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필자 생각은 좀 다르다.
과거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의 선례, 충청권 연대론에 따른 선진당의 위상, 충청권 현안사업들에 대한 선진당의 업적,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1주기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성급한 판단은 위험하다.
정치평론가로서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선진당의 선전과 지역민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해 보기로 하겠다.
첫째, 지역정당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착실히 토착화에 힘쓰길 바란다. 이 총재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조금만 냉철하게 보아도 지역민 없는 자유선진당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노욕(老慾)으로 인해 또다시 실패한 지역정당의 쓴맛을 보아야 하겠는가. 최소한 10년 동안은 전국정당화 운운하며 폼 잡지 말고, 지역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면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
둘째, 공천혁명으로 바람을 일으켜라. 2006년 지방선거에서 많은 사람은 국민중심당이 최소한 대전·충남에선 바람이 불어 압승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개표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문제는 잘못된 공천이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진당 공천이 곧 당선일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고, 후보자들은 어떡하든 공천을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분명한 것은 돈 공천이나 충성공천이 아니라 능력과 자질, 그리고 비전이 공천의 기준이 돼야 한다. 그동안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분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들러리만 서다 왔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바른 공천으로 전국정당화의 꿈을 키워가길 바란다.
셋째, 충북지역을 끌어안아야 한다. 충북을 끌어안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인사에 대한 배려이다. 지금과 같이 이 총재 중심으로 당이 운영될 거라면 공동대표제의 도입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또 본인이 동의할지는 모르지만, 충청권 총리론의 대안 중의 한 사람인 이원종 전 충북지사의 영입도 큰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색깔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최근 한-선 정책 공조, 충청권연대론, 충청권 총리론 등으로 한나라 2중대라는 색깔이 더욱 굳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충청권의 선거결과나 지역민의 정서를 봤을 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의 입장에서 실리를 챙기는 중도 실용의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요즘 일련의 정치적 상황을 봤을 때, 선진당이 과거 지역정당의 전철을 밟느냐, 아니면 탄탄한 지역정당을 기반으로 전국정당으로 성장해 나가느냐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선진당이 총재 한 사람의 노욕보다는 민의(民意)를, 전국정당화보다는 우선 충청을, 바람보다는 공천혁명을 통해 파고(波高)를 헤쳐나가는 것을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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