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추세로 볼 때 환자 이동경로 등에 따라 지역 내 감염 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상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대전시와 지역 병원에 따르면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상은 전액 국비가 투입돼 신종플루와 같은 호흡기 감염 전염병을 차단할 수 있는 격리된 곳을 말한다.
음압시설은 병실 내 압력을 외부보다 낮게 유지해 병실 내 공기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외부공기만 유입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대전에 신종플루에 걸린 환자를 격리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은 6개 병원에 362병상에 달한다.
병원별로는 충남대병원이 125병상으로 가장 많고 건양대병원 57병상, 을지대병원, 보훈병원 각각 50병상, 목동선병원 44병상, 유성선병원 36병상 등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충남대병원에 오는 9월까지 5병상이 건립될 예정인 것을 빼면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상은 전무하다.
각 병원은 궁여지책으로 병원 자비를 들여 음압시설을 설치해 놓았을 뿐이다.
실제 충대병원에 4병상, 목동 선병원에 3병상 등 대부분 음압격리병상이 3~5곳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 병상은 비음압 격리병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음압격리병상은 국립의료원(15), 국군수도병원(4), 국립목포병원(10), 인천시의료원(5), 전북대병원(5), 서울의료원(5), 부산대병원(5), 강릉의료원(5)과 9월 완공될 충남대(5) 병상을 합쳐 모두 59병상에 달한다.
음압격리병상은 공기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음압을 유지할 수 있는 공조시설과 전실(병실에 인접해 있으며 그 공간 출입을 위한 방), 화장실, 샤워실 등을 갖춰야 한다.
반면, 비음압격리병상은 호흡기 감염 전염병 차단에 가장 중요한 공조시설이 없다.
때문에 음압시설이 있는 병실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신종플루 확산 방지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실 관계자는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상은 국가가 지정한 여러 가지 기준을 충족시켜 하는 데 대전에 있는 것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신종플루 환자를 반드시 음압시설이 갖춰진 병상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조항은 없지만 비음압병상 보다 음압병상이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며 “각 병원이 자체적으로 관련 시설을 확충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지역 병원에 국비가 투입돼 음압시설이 하루빨리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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