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철옹성같이 공고했던 유천동 집창촌이 경찰의 1년간 단속으로 와해됐다.
30년간 도시의 좀처럼 기승을 부리던 집창촌에 대한 경찰의 집창촌 와해라는 결과물은 대전경찰에 핵심 아젠다를 제시해준 계기가 됐다.
대전경찰청이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S(safe-안전)·E(elegant-고품격)·C(clean-청정)의 본격적인 밑그림이 집창촌 와해로부터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대전경찰의 중책업무인 ‘S·E·C’의 골자는 ‘안전하고 품격 높은 도시, 대전을 만들자’는 것으로 집약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유천동 집창촌 철거와 안전하고 품격 높은 도시를 이을 수 있을까?
이는 유천동 집창촌의 와해과정과 이후의 도시 재구성을 위한 설계과정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1년 전 황운하 대전청 생활안전과장(당시 중부경찰서장)의 유천동 집창촌 초토화 작전은 성매매라는 불법이 도심의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없다는 이유가 주된 줄기 중 하나였다.
인권유린이 버젓이 벌어지는 등 법 경시 풍조가 성매매로 인해 만연하는 것은 품격(elegant) 높은 도시와는 어울리지 않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청정(clean) 도시 구현 역시 유천동 집창촌 와해를 위한 가장 큰 원동력이자 목표점이었다.
청정과 대척점에 있는 성매매가 소위 ‘촌’을 형성해 자행되는 것은 청정도시를 위한 출발선부터 의문구호를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또한, 성매매 단속을 통해 성매매를 뿌리뽑고 이를 청정도시로 연결하는 결과 속에 고품격 도시와도 자연스레 승화, 이어질 수 있다.
안전한(safe) 도시 구현은 홍등이 꺼진 유천동의 도시 재구성 계획 속에 나타난다.
유천동의 ‘홍등’이 꺼지자 불거진 풍선효과와 더불어 이 지역주민들은 ‘밤거리를 지나다니기조차 무섭다’고 하소연했다.
안전한 도시 구현의 귀결점인 시민들의 안전이 불법을 뿌리뽑자 아이러니하게 형성된 것이다.
이는 밤길에도 안전히 다닐 수 있도록 CCTV설치 등 안전에 바탕을 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의 CCTV통합관제센터, 성매매 단속 이후의 도시 재구성 등의 논의가 활발하게 계획될 주춧돌을 논 것도 유천동 집창촌 철퇴가 가져다준 선물이자 과제물이다.
유태열 대전지방경찰청장은 “지자체와 양해각서(MOU) 등이 아직 체결되지는 않았지만, 지자체 등 관계기관 실무담당자와 간담회를 갖고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다”며 “(도시의 재구성 등) 대의적인 차원에서 협조가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4일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유천동 집창촌 단속으로 이곳의 67개 성매매 업소 중 휴업 5개소, 폐업 44개소, 비영업 18개소 등 업소 모든 곳이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중 56개 업소는 간판도 철거된 상태다./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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