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덕 우송중교사 |
이것도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길이니 그렇게 하거 라, 그런데 그냥 방학이라 하여 목적 없이 쉬고 놀고 왔다갔다만 한다면 그건 진정한 방학이 아닌 것 알지? 사실 진정한 방학이란 다음을 위해 나를 재충전 하는 것이 올바른 방학일 것이다. 뜻있는 방학을 보내는 것이 진정한 방학이란다.
이번 방학은 너희들 인생에서 두 번 다시 못 올 방학이잖아, 이번엔 초등학교 때 못 다했던 어떤 추억을 만들어 보면 어떻겠니, 추억이란 지난 일들을 돌이켜 생각한 것인데, 즐거운 일을 만들어 추억으로 간직하면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20여 년 전 일본에 처음 갔을 때 일이다. 한 중학교 관악부 합숙 훈련장에 갔었는데, 그들의 열성적 합숙생활을 보고 아! 저런 것이 진정한 합숙생활이구나, 하고 옛날 내가 학창시절 합숙했던 때와 비교하며 그들 생활을 꼼꼼히 살펴 본 적이 있었다. 일본학생들의 기본생활 기준은 첫째 자율과 배려, 둘째는 청결, 질서에 있었다.
일본의 깨끗한 거리 질서 이야기는 선배선생님들께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제 보니 더 깨끗함을 느꼈는데, 합숙훈련장에서 본 것은 모두가 배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본교육의 근본은 배려라는 것인데, 그들은 배운 것은 실천에 옮긴다는 것이다.
남에게 신세 안지고 자기들끼리는 서로가 자율로 행동하니 배려와 청결과 질서도 배려에서 나온단다. 어떤 학생이 공작시간에 숙제라며, 자기키에 맞는 의자를 1/5 또는 1/10로 축소하여 책상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일본의 기초생활교육을 느끼게 했었다.
우리들의 교육도 생활교육을 병행 했으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여 나는 20여 년 전 첫 일본 방문 후 오늘날까지 휴지한 장, 담배꽁초, 심지어 침 한번 뱉어 본 일이 없다. 보아서 느꼈으면 실행하는 것이 옳을 것 같아서 자식들에게도 그렇게 시키고 있으니 오늘에 와서는 그게 몸에 배인 듯싶다.
오늘 이 시간 너희들에게 일본의 예를 들어 미안하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너희들의 시대다. 너희들이 곧 주인공이다. 그러기에 첫 번째 맞이하는 방학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보다, 훗날 값진 추억이 될 수 있는 그런 방학을 갖도록 하는 마음에서 이야기 했으니 이해하고, 모든 선생님들은 방학을 맞이해서 다음 학기를 대비해야 한단다.
각종연수를 다녀와야 하고 그간 못 다한 일들을 해야 하는데, 방학 중에 선생들께서는 그냥 방학이 아니란다. 너희들도 뜻있게 보내고 우리들도 그러하니 개학이 되어서서로가 추억을 이야기해보자, 누가 더 값진 추억인가를, 앗! 참 건전한 음악 많이 들어라. 이것이 너희들의 방학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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