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경찰이 유성, 둔산 등에 단속력을 집중하면서 잠시 사정의 칼날에서 빗겨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밤 대전경찰청 직원들과 본보 사건팀은 중리동 카페촌에 대한 실태점검을 위해 이 곳을 찾았다. <편집자 주>
유천동 집창촌과 달리 겉모습은 중후한 카페촌 분위기였지만, 이 구역 60개 내외의 카페는 대부분 성매매를 주 영업으로 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유천동 집창촌 철퇴 후 유성·둔산 등 대전경찰의 성매매 단속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호객행위 자체도 조심성을 띠었다.
한마디로 “들어와서 조용히 이야기하자”는 식이었다.
경찰과 함께 한 카페 안에 손님으로 위장하고 들어가 보았다.
문을 열려 하자 문은 닫혀 있었지만 몇 걸음 옮기기도 전에 “영업합니다”라는 중년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부에 들어가자 4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여성 셋이서 흥정을 시작했다.
얼핏 40대로 보였지만 여성들은“우리는 아가씨다, 다른 데도 마찬가지다”등의 달변으로 흥정을 했고, (나가기 위한 핑계로) ‘소주는 없지 않느냐’고 묻자 “소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답했다.
내부엔 대부분 커튼 등으로 4~5개의 손님 접대테이블을 구별하는 등 단속을 피하기 위한 술수도 보였다.
유천동 집창촌에 대한 단속의 칼날을 들이댄지 1년을 맞는 대전경찰이 중리동 카페촌에 칼을 댈 채비를 하고 있다.
중리동 카페촌은 유천동의 집창촌에 비해선 덜 하지만 호객행위가 벌어지고 있고, 성매매가 이뤄지는 등 집창촌을 형성해가고 있다.
더욱이 이곳은 카페촌 대부분이 일반 음식점으로 돼 있는 등 주택가가 함께 형성돼 있어 청소년들도 제재 없이 오고 다닐 수 있는 곳이다.
대전경찰의 첫 시찰은 지난 10일 오후 10시 시작됐다.
대전청 생활질서계 대원들은 이날 현장을 둘러보며 시찰한 내용을 토대로 향후 중리동 카페촌 단속의 잣대로 삼기로 했다.
이들은 동영상을 찍고 업소 내부 현장과 업주, 종업원들을 파악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조만간 경찰은 지구대 등 경찰조직은 물론 소방부서, 지자체 등이 함께 나서는 본격적인 시찰을 할 계획이다.
실태 점검 결과 경찰은 중리동 카페촌도 유천동 집결지 처럼 대대적인 단속의 칼날을 들이댈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문흥식 대전청 생활질서계장은 “유천동 집창촌을 무너뜨리고 성매매 업소 단속을 강화되면서 중리동 카페촌이 음지화되고 있다”며 “오늘 현장 시찰을 시작으로 유관기관 등과 협조해 카페촌의 성매매 단속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김경욱·박수영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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