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영]기후변화 대응, 한국인의 저력을 보일 때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관영]기후변화 대응, 한국인의 저력을 보일 때

[기고]박관영 기후변화감시센터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15 20면
  • 박관영 기후변화감시센터장박관영 기후변화감시센터장
모든 사람들은 우리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불황을 겪는 지금, 경기가 호전되기를 바라면서 각종 경제 지표와 지수들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의 삶과 밀접한 기후변화에 대해서만큼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극곰의 생존 위기가 가까운 미래 인류의 이야기라고 가정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수많은 언론 및 방송매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재해, 질병, 물 부족 등의 경고에 벌써 익숙해져 기후변화에 둔감해진 것은 아닐까 염려해 본다.

지난 100년 동안 온도는 전 지구적으로 0.74℃ 상승하였고, 한반도는 1.7℃가 증가하였다. 생활에서 체감되는 온도 1℃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지 몰라도 지구대기 전체의 연평균 기온이 1℃가 상승하면 지구촌의 5000만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되고 생물종의 10%가 서식처를 잃거나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의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온난화가 전 지구평균보다 빠르다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이다. 20세기를 마감하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21세기 인류의 최대 관심사는 기후변화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유럽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관심을 두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기상청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이산화탄소 증가량은 2.3 ppm/년(ppm은 공기분자 100만개 중의 1개를 의미)으로 나타나, 전 지구적인 평균 증가량인 1.9 ppm/년과 비교하면 약 2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지구온난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인 메탄의 2007년 농도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메탄 평균농도는 1,891.5 ppb(ppb는 공기분자 10억개 중 1개를 의미)는 동북아시아의 평균인 1,867.1 ppb보다 24.4 ppb 높고, 전 지구 평균인 1,789 ppb보다 102.5 ppb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에너지 소비형 경제성장 구조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온실가스의 짙은 농도 수준과 빠른 증가량은 경제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의 증가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자원이 풍족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수출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온실가스로 인한 비용 증가로 인해 자유경쟁 체제에서 심각한 수준의 경제적 위기를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13년부터 시작되는 포스트교토 체제에서는 의무감축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준비가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지금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 녹색혁명을 통해 신성장 동력 개발을 추진하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노력만으로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 우선적 위치를 선점하는 것은 어렵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우리나라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기후변화 분야의 후발 주자이다. 따라서 더 많은 노력과 관심 없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국가적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없다.

과거에는 힘이 강한 자가 살아남는 시대였으나 미래에는 적응을 잘하는 자가 살아남는 시대라고 한다.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여 새로운 부가창출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 개개인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탄소를 줄이고 국익을 창출하는 원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 기회는 준비하고 대비되어 있을 때만 우리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단합된 국민의 노력을 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코리아의 힘, 기후변화와 녹색성장 분야에서도 그와 같은 코리아의 저력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때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