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석탄 고부가 석유로 변신시켜요"

"값싼 석탄 고부가 석유로 변신시켜요"

<대덕특구 대표연구개발팀을 찾아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화석연료 연구센터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13 10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석탄에서 석유를 만들어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겠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은 19개의 석탄 액화공장에서 추출한 인공 휘발유 및 디젤유를 탱크, 비행기 등의 연료로 공급했다. 이 공장들은 전쟁이 끝나고 중동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돼 값싼 원유가 공급되며 모두 문을 닫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여전히 자국 내 차량 연료의 30% 정도를 석탄에서 추출한 인조석유로 사용하고 있다.

고유가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는 시대를 맞아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석유로 바꾸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화석연료연구센터(센터장 정헌)는 석탄, 천연 가스 및 오일샌드, 오일 쉐일 등의 비재래형 연료를 포함한 화석 연료를 청정화하는 국산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화석연료연구센터(센터장 정헌)는 석탄, 천연 가스 및 오일샌드, 오일 쉐일 등의 비재래형 연료를 포함한 화석 연료를 청정화하는 국산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화석연료 연구센터(센터장 정헌)에서 하루 0.1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간접액화 방식의 시험용 생산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청정화석연료 연구센터에서 세계 유일의 상용 플랜트 보유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솔(Sasol) 회사로 부터 기술 이전을 받으려 수차례 접촉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자체적으로 피나는 노력에 의해 일급 석탄 액화 반응 시스템 개발, 고품위 제조 기술, 비 재래형 연료관련 기술 개발, 금속 구조체에 코팅된 compact GTL용 고유 촉매 등의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석유대체 연료 생산기술 개발과 동시에 관련 플랜트 수출 산업화를 위해 연구원 25명이 매진하고 있다.

석유는 탄소와 수소로 구성되는데 석탄은 탄소 덩어리이다. 인조 석유 기술의 핵심은 석탄에서 탄소를 끄집어 내고, 물에서 수소를 분리해 합성하는 것이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고온·고압에서 석탄을 바로 석유로 변신시키는 직접액화 방식과, 석탄을 기체 상태인 가스로 만들었다가 석유로 만드는 간접액화 방식으로 나뉜다.

직접액화 방식은 말하자면 석탄을 녹여서 석유로 만드는 것이다. 석탄을 100~300기압에서 섭씨 400~470도까지 가열하면 석탄을 구성하는 탄소 원자들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다. 여기에 물에서 분리시킨 수소를 탄소 원자에 결합시키는 방식이다.

간접액화 방식은 석탄을 기체 상태로 만든 후에 이를 다시 액체인 석유로 변환시키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기체인 천연가스를 석유로 변환시키는 기술도 간접액화방식과 유사한 기술이다.

인조 석유 기술은 채산성이 떨어지는 저급의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고부가가치의 석유로 탈바꿈시킨다는 점에서 경제적 가치가 높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40~75달러를 돌파하면 인조 석유도 시장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조 석유 기술은 에너지 안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정헌 박사는 “국내 수요의 14% 정도인 연간 1억배럴 정도 석탄 인조 석유를 생산하게 되면 원유가를 배럴당 70달러로 가정할 때 약 5000억원의 석유 수입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며 “에너지 안보와 기술 수출 측면에서 석탄인조 석유 생산을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