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의 눈]자판기에 가려진 고란사 포토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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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기자의 눈]자판기에 가려진 고란사 포토 포인트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10 7면
  • 박연아 객원기자박연아 객원기자
120여년 간 백제의 마지막 도읍였던 부여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특히 부여읍내는 걸어 다녀도 족할 만큼 좁지만 발길 닿는 곳마다 백제의 역사와 문화예술이 서려 있다.

백제탑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국보 제9호 정림사지5층석탑을 비롯해 부소산성과 낙화암, 고란사, 궁남지 등 볼거리가 많은 부여에는 관광객을 위해 ‘사진 잘 나오는 곳’이라는 포토 포인트를 만들어 놨다.

▲ 고란사 포토 포인트와 그곳에 서서 찍은 고란사와 백마강 모습.
▲ 고란사 포토 포인트와 그곳에 서서 찍은 고란사와 백마강 모습.
부소산성 내에 있는 사자루와 영일루, 백화정에도 포토 포인트가 있어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주변 경관과 문화재, 인물이 잘 어우러져 백제 속 한 장면으로 시간여행을 온 느낌을 준다.

특히 정림사지와 능산리고분군이 있는 백제왕릉원 등 부여에는 구름문양의 보도블록이 깔려 있어 운치를 더하는데 이 구름 문양 하나를 떼서 포토 포인트를 만들어 부여만의 특색이 되고 있다.

그런데 백마강이 유유히 흐르는 부소산자락에 자리 잡은 고란사에 설치된 포토 포인트가 자판기에 가려 아쉬움을 주고 있다.

고란초와 약수로 유명한 고란사에는 하루 수백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이 많은 봄, 가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는 곳이다.

‘고란초와 종소리가 좋은 곳에서’라고 적힌 고란사 포토 포인트에는 고즈넉한 고란사와 아래로는 백마강을 배경으로 하라는 설명과 함께 인물은 절 앞마당에 서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막상 이 곳에서 사진을 찍게 되면 기념품 판매점 옆 커피 자판기에 가려 가요에도 나오는 고란사 영종각과 백마강 모습을 담을 수 없다. ‘고란사 새벽 종소리’는 부여 8경 중 하나로도 꼽힐 만큼 유명하다.

관광객 성양선(46·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2가)씨는 “아이들과 함께 부여 여행을 왔는데 가는 곳마다 사진 잘 나오는 곳이 표시돼 있어 그곳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고란사 포토 포인트는 자판기에 가려져 있어 제대로 못 찍었다”면서 “좋은 취지로 설치해 놓은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빨리 고쳐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연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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