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들이 글로벌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한글이름 대신 영문브랜드 사용을 선호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특히, 영문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 수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인식이 안 됐는가 하면 유사한 이름이 많기 때문이다.
9일 공기업 등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케이워터(K-water), 한국조폐공사는 콤스코(KOMSCO), 한국전력공사는 켑코(KEPCO),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케스코(KESCO), 한국도로공사는 이엑스(EX)라는 기업통합 이미지(CI)를 제작ㆍ출범해 사용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06년 3월 기업이미지를 K-water로 통합, 이 브랜드를 4년째 사용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업이미지와 물 전문기업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 ‘K-water’를 출범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국조폐공사는 경영혁신을 위해 새로운 영문브랜드 필요성에 따라 지난 2004년 1월 대내ㆍ외 공모와 외부용역 등 의견수렴을 통해 ‘KOMSCO’를 출범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화폐 제작과 ID(신분증)사업 등 해외사업 진출을 위해 영문브랜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9월부터 ‘KEPCO’라는 통합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전은 내부공문을 통해 한글타입 브랜드와 병행해서 사용하고 가급적 영문브랜드만 사용하도록 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대다수 직원들이 ‘KEPCO’라는 영문브랜드가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전기안전공사는 지난 2001년 4월 김영대 사장이 공사마크와 로고가 현대감각에 맞지 않는다며 수정 검토를 지시, 지난 2002년부터 ‘KESCO’라는 영문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사용해 오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도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지난 2007년 2월 CI를 ‘EX’로 교체했다.
이처럼, 공기업들이 영문브랜드를 주로 사용하고 유사한 이름이 많다 보니 시민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시민 A씨는 “공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영문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건 알겠으나 비슷한 이름 때문에 헷갈린다”라고 말했다.
공기업들이 영문브랜드 제작을 위해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대민 홍보에 소홀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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