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구 13,15대 국회의원.계룡건설 명예회장 |
유림공원조성을 구상 설계할 때는 2년 전이었다. 제한된 공원 가용 면적 내에 주차장 시설을 설치할 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었다.
그 때만 해도 공원을 끼고 흐르는 유성천의 유성구 앞 둔치는 하상 주차장으로 약 200여대를 수용할 수 있었는데 조성 기간 중에 유성구의 특수시책(제2청계천화사업)이 진행되어 1년 전부터 하상주차장을 봉쇄하고 지금은 토목공사가 한창이다.
또 공원을 끼고 흐르는 갑천변에 광활한 고수부지가 있어서 그 곳에 제한적인 주치시설을 건의 했지만 3대 하천 정비계획에 포함되어 일체의 하상주차장설치는 금기 되어 왔다.
시민공원이 차를 타고 오는 공원이어서야 되겠는가?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 오는 시민을 위한 휴식처가 되어야 하고, 멀리서 찾아오는 방문객은 대중교통수단 (시내버스, 택시, 지하철 등)을 활용하면 되지!” 하는 말씀이 대전시 당국자의 말씀이었다.
필자도 이 말씀에 동조한다.
일본 동경 한복판에 유서 깊은 히비야공원 (日比谷公園)이 있다. 수 십만평의 넓은 공원인데 군국주의 일본시절에는 관병식장(觀兵式場)으로 사용하던 넓은 잔디밭이었다.
해방 후 1964 동경올림픽 때 그 광장 반을 쪼개어 올림픽시설이 들어서고 나머지 용지를 동경의 명품공원으로 가꾸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 공원 4면은 광폭도로 (편도 5차선) 가 있는데 어느 한 구석에도 주차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단지 4면에 한군데씩 1분간 정차가 허용되는 정차장이 준비되어 있을 뿐이다. 그곳에 버스와 승용차는 일시정차하며, 또 가까운 거리에 지하철 정거장이 있다.
관광버스가 이 주차장에 관광객을 모실 때는 “정차하면 1분 내에 모두 내려주십시오. 몇 시 몇 분에 이 버스는 이곳에 와 있을 것이니 늦어도 5분전까지는 이곳에 나와 기다려 주십시오.” 라는 차내 방송을 거듭하게 된다.
북해도 삿포로의 명품공원인 중앙공원(中央公園)이나 시민공원을 방문할 때도 똑같았다.
영국의 유명한 하이드 공원도 똑같았다.
미국 뉴욕의 명품공원인 센트럴파크는 일반 승용차 주차는 못하고 관광버스만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이 있다. 공원규모가 100만평이 넘고 그 속에는 동물원, 유기장, 수목원, 잔디밭, 꽃동산, 체육 · 문예시설이 다양하고 방대하기 때문에 관광차는 특별배려를 해주고 있다.
유림공원 주변 도로에도 버스와 택시가 정차할 수 있는 정차시설은 마련되어야 하고,
공원 접근 도보거리 (500m)내에 3개의 지하철역 (유성온천역, 갑천역, 월평역)이 있으므로 시민의 접근성이 가능하다.
또 공원의 출입구가 4개소 있는데 각 입구에는 자전거를 보관하는 장치가 모두 구비되어 있으며 자전거는 공원 내부에도 진입이 허용되고 있다.
해가 거듭 할수록 대전시(대도시)의 차량수는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원활히 사전에 불편 없이 소통시키는 인프라개발은 물리적으로, 도시계획상 힘들다고 보아야 한다. 문제해결은 교통인프라 확장만 탓할게 아니라, 기존의 교통 인프라를 소통할 수 있도록 교통시스템을 개발해 나가고 특히 시민들이 이 시스템을 지켜주는 문화생활이 강조될 때라고 본다. 40년 전만해도 대전역-도청 간의 중앙로는 왜 이렇게 넓은 광로가 있어야 하나? 낭비를 걱정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교통지옥으로 변했고 급기야는 버스노선 우회, 진입차량제한 등 시스템으로 해결하고 있다.
앞으로 선화지구 도시개발, 역세권 도시개발이 되면 이 도로는 또 교통신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뉴욕은 왕복이 가능했던 스트리트와 에비뉴가 한 통로씩을 원웨이 스트리트로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호주 시드니는 아예 일반 차량의 도심도로 진입을 억제하고 만일 진입하면 부담하기 힘들 정도의 교통 부담금을 걷고 있다.
교통지옥이 예상되는 서남부지역 개발에서 동서관통도로와 한밭대로연결을 하는데 다람쥐나 너구리 등 자연보호를 위하여 계획이 수년씩 지연되거나, 문제해결을 위하여 수백억의 예산을 짜내지 않으면 안 되는 일도 한 번 더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