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중앙병원은 지난해 12월 병원에서 운영하는 치과가 아예 없어졌다. 노동부가 산하 산재의료원에 대한 경영효율 방안을 추진하면서 경영효율을 꾀하면서 산부인과, 소아과와 함께 치과가 폐과됐기 때문이다.
2월부터 민간 치과의원이 이 병원에 들어와 위탁 진료를 하고 있지만, 진료시간이 오후 6시까지여서 심야시간 공백을 메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충남대병원도 낮 시간 대 치과 외래 진료가 가능할 뿐 저녁 시간 이후로는 응급실을 찾아도 응급처방을 받을 수 없다.
이 병원은 2005년 이후 지금까지 치과 전공의와 수련의가 없다. 전문의가 2명 있지만, 이 인력으로는 심야시간 진료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응급환자들이 찾아와도 발길을 돌려야 한다.
가톨릭대 성모병원도 비슷한 사정이다. 역시 치과 전공의, 수련의가 없는 관계로 심야시간 대 응급실 상주 인력이 없다.
응급상황 발생 시 전문의에게 연락해야만 어렵사리 진료받을 수 있다.
한국병원도 환자가 찾아와도 다른 병원으로 안내하고 있고 건양대병원은 치과 전문의 2~3명이 돌아가면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고 있다.
그나마 선병원만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레지던트, 인턴들이 응급실에 상주하며 치과진료 및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있을 뿐이다.
대학생 김 모(26)씨는 “얼마 전 밤에 잇몸이 붓고 시려서 참을 수 없어 모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진료를 할 수 없으니 낮에 오거나 다른 병원을 가라는 말만 들어 매우 황당했다”고 불평했다.
또 유아에게 자주 발생하는 치아함입(잇몸 속으로 이가 파고드는 현상)이나 이가 부러지는 치아파절 같은 응급상황 발생 시 시민들은 응급처치가 가능한 곳을 목 빠지게 찾아다니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각 병원이 심야시간 대 치과 진료 공백이 생기는 이유는 대전지역에 치과 전문의 또는 수련의를 양성하는 대학병원이 없어 치과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병원 특성상 치과 환자 수요가 적기 때문에 굳이 늦은 시간까지 치과를 운영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도 치과진료 공백의 한 가지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치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의 충원 등의 방법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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