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윤도]행복하십니까?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라윤도]행복하십니까?

[목요세평]라윤도 건양대 교수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09 20면
  • 라윤도 건양대 교수라윤도 건양대 교수
지구상에 수많은 나라 가운데 국민이 가장 행복한 나라는 어디일까? 20세기부터 21세기에 걸쳐 정치력, 군사력, 경제력 등에서 전세계적으로 막강 파워를 자랑해온 미국일까? 아니면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다는 노르웨이나 룩셈부르크일까?

▲ 라윤도 건양대 교수
▲ 라윤도 건양대 교수
최근 영국의 싱크탱크인 ‘신경제재단’(NEF)이 세계 인구의 99%를 포용하고 있는 143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HPI)에 따르면 중앙아메리카의 소국 코스타리카가 76.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뿐 아니라 도미니카(2위), 자메이카(3위), 과테말라(4위) 등 라틴 아메리카의 중소국들이 상위를 휩쓴 것은 물론 100순위 내에 59개국이 포함될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1986년 선진 부국들의 G8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대안적 기구로 설립된 NEF가 단순한 경제적 부가 아닌 종합적 측면에서의 인간의 행복도에 대하여 2006년부터 매년 발표해오고 있는 HPI는 각국 국민의 기대 수명, 삶의 만족도, 탄소발자국(환경오염지표) 등을 수치화해 비교하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잘사는 나라’들로 생각하고 있는 경제적 수치에 의한 국가별 순위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2009년 HPI에 따르면 경제 부국으로 알려진 G20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국가는 브라질 하나로 9위에 머물렀다. 서방 선진국들 가운데는 네델란드가 43위로 가장 높았고 영국 74위, 프랑스 71위, 독일은 51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미국은 114위, 일본은 75위, 러시아는 108위 등으로 68위를 차지한 우리나라보다 훨씬 뒤처졌다. 우리나라는 평균 수명은 77.9세로 상위그룹에 속했으나 삶의 만족도와 환경오염지수가 중간 그룹에 머물러 전체적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는 베트남이 5위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나타났고 사우디아라비아(13위), 필리핀(14위), 인도네시아(16위), 부탄(17위), 라오스(19위) 순으로 집계됐다.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20위, 인도는 35위를 차지했다. 특히 최빈국인 스리랑카(22위), 파키스탄(24위), 방글라데시(31위) 등도 비교적 높은 순위에 랭크됐다.

반면에 하위권은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했다. 짐바브웨(143위)를 최하위로 해서 탄자니아, 보츠와나, 나미비아, 브룬디 등이 하위를 구성하고 있으며 대부분 100위 이하에 머물렀다. 미국이 예상 밖의 낮은 순위를 보인 것은 평균 수명(77.9세)이나 삶의 만족도(7.9)에서는 비교적 상위를 나타냈으나 환경오염지표(9.4)가 매우 낮아 전체 지수가 30.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라틴아메리카의 국가들과 동남아 국가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평균 수명은 선진국들 보다 다소 낮았지만 삶의 만족도와 환경오염지표에서 높은 순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편 유엔이 매년 발표하는 각국의 인간개발지수(HDI)는 HPI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각국의 실질국민소득, 교육수준, 문맹률, 평균 수명 등 4가지 수치를 비교하는 이 지수에서는 2008년 아이슬랜드와 노르웨이가 0.968로 공동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15위, 영국은 21위, 한국은 25위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0.900 이상을 선진국으로 분류하는데 이 집계에서는 33위까지 해당되었다. HPI에서 상위에 랭크되었던 중남미국가들이나 아시아 국가들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아 극과 극의 대비를 보였다.

이같은 여러 가지 국가별 수치 비교에서도 인간의 행복이 돈에 달려있는 것은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다. 한가지 공통적인 전망은 ‘환경’이다. HPI에서는 환경오염지표를 탄소발자국(footprint)라고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행복한 나라는 탄소를 적게 쓰는 나라라는 등식도 성립되고 있다. 저탄소경제, 클린경제가 화두가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HPI 지표를 보면서 우리만 행복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도 계속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지키기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