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자신이 지키지 못하는 점에 대해 섭섭함을 나타낸 그였지만 앞으로 선조의 유물이 제대로 보존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 주상의 숨결을 지키기 위해 고향 행을 선택했다는 윤 씨. 언제 눈시울을 붉혔는지 모르지만 윤 씨의 눈은 인터뷰 내내 벌겋게 충혈 돼 있었다.
▲지금까지 유물을 보존한 것은 우리 종가의 의무였고 앞으로는 이를 과학적으로 보전해야겠다는 생각에 기탁을 결심했다. 역사적인 유물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으면 도둑놈이라는 생각도 했고 또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으면 도난이나 훼손의 위험도 크지 않은가.
사실 기탁을 결정하고 나서 어머니는 3일 동안 우셨다. 개인적으로 지키고 싶으셨던 모양인데, 이번에 기탁할 곳을 둘러보시고는 이렇게 좋은 시설에 보전이 된다면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겠다고 하셨다. 개인적으로도 유물이 잘 보전될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유물을 보존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 같은데.
▲3~400년 동안 보존해 왔는데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일제 강점기나 6.25 당시에는 언제 소실될지 몰라 애를 태우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단적인 예로 아버지는 6.25 당시 피난도 못가고 유품들을 지키셨다.
-유물이 더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집이 오래되다 보니 구석구석에 박혀서 파악이 안 된 유품들이 많다. 대략 1000여 점 정도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부분 근현대사 자료들로 보인다.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은.
▲이번 기탁을 계기로 다른 가문들에서도 다양한 유물들이 보존될 수 있으면 좋겠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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