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탁된 유물은 우리나라 종가 가운데 최대의 문화재급 유물로 평가되고 있는 윤증 선생의 유물 1만643점으로 이 가운데 윤증 초상 6점과 유품 54점은 역사학적으로 특별한 가치를 갖고 있다.
특히, 윤증 선생의 초상은 보물이지만 전문가들은 한 결 같이 ‘국보급’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초상화와 달리 그린 사람의 이름이 기록돼 있고 갓 속에 있는 머리의 모습에서 원근법이 잘 살려졌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이 초상화가 당시 초상화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라는 것이다.
또 시대별 윤증 선생의 영정이 남아있는 데다 그 과정을 담은 영정의 호적초본격인 영당기적도 함께 남아 있어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 밖에 이번 기탁으로 종가고택과 영정, 유품, 문서 등 윤증 선생과 관련한 모든 유물과 역사적 과정이 한 눈에 파악된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 명재 윤증(尹拯)선생의 유물 기증식이 7일 공주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서 열려 윤증 선생의 종손 윤완식씨와 문화계 관계자 및 일반인들이 기증품을 살펴보고 있다./지영철 기자 YCJI07@ |
하지만 무엇보다 큰 의미는 우리 선조들의 유물을 찾는 움직임에 탄력이 붙게 됐다는 점이다.
그간 이 같은 대규모의 기탁은 물론 이러한 상태로 보존된 경우도 전무했던 것이 사실인 만큼 이번 기탁은 유물 보존을 통한 역사연구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변평섭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에 느낀 것이 국보급 보물만 문화재가 아니라 조상들의 유품 모두가 문화재라는 것”이라며 “앞으로 일본과 중국 등지에 있는 선조들의 유물을 찾을 것인데 이번 기탁은 그런 움직임에 물꼬를 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유물 외에도 마을 회의록 등 조선후기의 사회사를 알아볼 수 있는 문서들이 대량으로 보존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역사 연구가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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