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이 대통령은 지난 2007년 12월 7일 대선 직전 방송 연설을 통해 밝힌 “가진 재산 전부를 대통령 당락과 관계없이 내놓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1년 7개월만에 지키게 됐다.
이 대통령 재산기부를 위한 재단법인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송정호)는 이날 4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이 대통령의 재산 331억4200만원을 청소년 장학사업 쓰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기부하는 재산은 서울 논현동 자택을 제외한 서울 서초동, 양재동 빌딩과 토지 등 부동산 6건과 예금 등이다.
기부금은 한국감정원 평가액 기준으로 토지를 포함해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 169억2천300만원, 서초동의 또 다른 빌딩 128억200만원, 양재동 빌딩 97억7천500만원 등 395억원과 예금 8100만원에서 임대보증금 등 해당 부동산에 연계된 채무를 뺀 나머지 금액이다.
재단법인 이름은 이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사업을 하기 전 서예가 취운(翠雲) 진학종 선생으로부터 받은 ‘맑은 계곡’이란 뜻의 아호(雅號)를 따 ‘청계(淸溪)’로 정해졌다. 당초 법인 명칭은 이 대통령 모친 이름인 ‘태원’(太元), 이 대통령의 또다른 아호인 ‘일송’(一松),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가운데 이름 가운데 음절의 조합인 ‘명윤’ 등이 검토됐지만 이 대통령과 추진위원들의 협의를 거쳐 ‘청계’로 최종 결정됐다.
청계 재단 설립추진위는 이번주안에 법인설립 신청서를 장학재단 관할 관청인 교육청에 제출할 예정이며 교육청은 접수일로부터 통상 보름내 1, 2차 검토를 거쳐 허가를 결정하게 된다.
추진위는 허가가 나오는대로 법인명의로 재산을 이전하고 설립 등기를 신청할 계획이다. 등기 이후에는 법인설립 신고 및 사업자등록을 관할 세무서에 하고 교육청에 재산이전 보고를 3개월 이내에 하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추진위는 이와함께 장학금 수혜 대상과 범위는 재단설립이 완료된 뒤 이사회에서 내부 절차와 원칙에 따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선정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재단법인 청계의 설립에 즈음하여’라는 글을 통해 “오늘날 저를 있게 한 분들은 하나같이 가난한 분들이었다”면서 “그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의 하나는 제 재산을 의미있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이런 마음이 영글도록 한 뿌리는 어머니”라며 “오늘 어머니와의 약속을 실천했다는 것을 뿌듯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어머니인 故 채태원 여사와 부인 김윤옥 여사, 자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사람은 누구나 존엄하고 평등하며 사랑이 없는 물질은 의미가 없다”면서 “우리 사회가 마음으로 서로를 돕고 사랑과 배려가 넘쳐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는 것이 진실한 소망”이라며 “오늘의 제가 있도록 해주신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 사회 환원에 대한 발표를 자제하고, 조용히 기부를 해 줄 것을 바랬으나 높은 사회 관심도를 감안해 발표하게 됐다”면서 “나눔의 기쁨, 가진 자와 못가진 자들이 골고루 잘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보템이 되기 위해 몸소 행동으로 실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은 물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월급 전액을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재산기부 결정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의를 표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고위층의 도덕적 의무) 등 우리 사회에서 재산기부가 지닌 의미를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를 간곡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재단 이사진은 송정호 이사장(전 법무부 장관)을 포함, 김도연 울산대 총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류우익 서울대 교수(전 대통령실장), 문애란 퍼블리시스웰콤 대표,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유장희 이화여대 교수, 이상주 변호사, 이왕재 서울대 교수, 이재후 변호사 등 10명이며 감사는 김창대 세일이엔씨 대표, 주정중 삼정 컨설팅 회장이 맡았다. /서울=최상수 기자 css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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