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젖줄' 변화의 물길에 놓이다

'충청 젖줄' 변화의 물길에 놓이다

[금강리포트]비단길 천리에서 상생을 찾아 ①대장정 출발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06 1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충청의 젖줄’ 금강이 변화의 물길 앞에 놓여 있다. 정부의 4대 강 살리기에 따라 금강은 불가피하게 천리 물길에 변화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본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금강리포트-비단길 천리에서 상생을 찾다’라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 대장정은 오는 10일부터 20차례에 걸쳐 매주 금요일 충청인의 젖줄이자 숨결인 금강의 가치를 조명하는 의미있는 기록이 될 것이다.<편집자 주>

▲ 공주 청벽을 지나는 충청의 젖줄인 금강, 이곳은 강이 만든 자연섬이 울창한 나무숲을 이루는곳을 비롯 공주를 비롯한 충청인의 용수공급처이기도 하다/.김상구기자 (헬기제공=충남도청)
▲ 공주 청벽을 지나는 충청의 젖줄인 금강, 이곳은 강이 만든 자연섬이 울창한 나무숲을 이루는곳을 비롯 공주를 비롯한 충청인의 용수공급처이기도 하다/.김상구기자 (헬기제공=충남도청)

정부의 ‘금강 살리기’는 금강 주변에 자전거길과 수상레포츠가 가능한 친수공간을 만들고, 노후된 제방과 바닥을 정비해 하천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곳곳에 설치된 친환경 보와 하천변 저류 및 저수지 재개발 사업은 홍수 조절과 용수공급 기능을 통해 물 걱정을 덜게 될 전망이다. 이 사업에는 모두 2조 8000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그러나 이러한 밑그림에도 ‘금강 살리기’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개발’, ‘정비’, ‘살리기’ 등 어떤 수식어를 붙여놔도 논란은 지속되는 양상이다. 환경운동진영은 ‘금강살리기’ 사업이 결국 강을 죽이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의 계획으로는 토목공사에 혈세를 쏟아부으며 강의 수질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다.

▲ 공주 청벽을 지나는 충청의 젖줄인 금강, 이곳은 강이 만든 자연섬이 울창한 나무숲을 이루는곳을 비롯 공주를 비롯한 충청인의 용수공급처이기도 하다/.김상구기자 (헬기제공=충남도청)
▲ 공주 청벽을 지나는 충청의 젖줄인 금강, 이곳은 강이 만든 자연섬이 울창한 나무숲을 이루는곳을 비롯 공주를 비롯한 충청인의 용수공급처이기도 하다/.김상구기자 (헬기제공=충남도청)
금강은 전라북도 장수에서 발원해 충청의 산야를 가르며 천리를 흐른다. 오랜 세월 충청인의 삶의 터전이자 젖줄로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금강은 지난 세월 이미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지난 1980년 대청댐을 시작으로 두 개의 댐이 만들어졌고, 1990년대에는 하구둑이 생기면서 물길이 가로막혔다.

지역에서는 원활한 용수를 공급받게 됐지만 수많은 생물종이 사라져 갔고, 물길과 함께 터전을 잡고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삶도 변했다.

전문가들은 강의 가치를 인간의 시각에서 경제적 가치로 환원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환경운동가 여길욱 씨는 “댐과 둑에 가로막혀 흐르지 않는 강은 더이상 강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항상 강은 인간이 눈으로 보거나 경제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강의 물줄기 앞에 놓인 또 한번의 변화를 앞두고 본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금강리포트-비단길 천리에서 상생을 찾다’란 이름으로 천리 물길을 따라 가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 장정은 금강의 물줄기를 따라 펼쳐진 이 땅의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보며 산과 강을 나누지 않고, 지역으로 경계를 나누지 않고, 금강의 과거와 현재를 나누는 작업이 아닌 현재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상생(相生)의 공간으로 각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 금강과 지역민, 잘못된 역사의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며 진정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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