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충남도청과 충남지방경찰청 정문 옆 뜰. 10여 명의 중년 여성이 곳곳에서 이 같은 인사를 건넨다.
이들은 합격자로 보이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각 사의 카드를 홍보하기에 혈안이었다.
대화 중에 끼어들기는 기본이고, 동정에 호소코자 ‘아들 같아서’라는 대화카드를 들이밀기도 하는 등 다양한 대화소재를 끌고 와 합격자들에게 자사 카드를 홍보했다.
일부는 뜰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도청·경찰청 직원, 민원인 등에게까지 카드신청서를 내밀기도 했다.
보험설계사 B(48)씨는 “사회초년생을 접할 이번과 같은 기회를 잡는 것은 그 어떤 발품보다 낫다”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이들은 대부분 카드가 없지만, 사회생활에선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기회에 장만하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이 자리에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당하는(?) 당사자인 합격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이었지만, 일부 이해간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합격자 C(28)씨는 “지하철역 앞에서부터 서류접수를 하고 나오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쫓아다니고 있다”며 “뿌리치는 것도 한두 번인데, 어머니뻘인 아주머니들에게 화를 낼 수도 없고 속으로 짜증만 삭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합격자 D(26)씨는 “경제불황이 심하다고 하는데 저분들이 이렇게 하는 심정도 이해간다, 아직 카드를 만들고 싶진 않지만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때문에 정문에서 경비를 보는 직원들은 속앓이다. 민원인에 대한 통제를 사실상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신분을 일일이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직원은 “신분증을 하나하나 검문해서 출입시키면 출입을 통제한다는 민원이 빗발칠 것”이라고 통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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