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부 유물들은 그간 수중발굴조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거나 역사적인 사실관계, 심지어 당시 생활상까지 입증할 수 있는 것이어서 역사학과 수중고고학 등 관련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자기류=고려와 중국 송과의 활발했던 무역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양된 고려청자는 10세기 말에서 11세기의 양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대부분이 그 당시 중상품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인양된 고려청자 중 매우 세련된 명품청자가 섞여 있어 당시 고려청자를 중국 송에서 귀한 선물로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증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2일 오후 충남 태안군청 회의실에서 이건무 문화재청장, 성낙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을 비롯한 전문위원들이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 발굴된 380여점의 문화재들을 살펴보고 있다./태안=손인중 기자 |
중국 도자기의 경우 저부에 묵서로 중국의 성씨가 적혀 있고, 당시 물품의 꼬리표 역할을 한 목간과 죽간이 발견됐다는 점도 양 국의 교역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김영원 국립전주박물관장은 “고려사 기록을 통해 많은 학자들이 고려와 송이 활발하게 교류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번에 중국 도자기가 발견되면서 사실로 증명되고 있다”며 “양 국의 교류관계를 증명하는 자료로는 최초”라고 평가했다.
▲선체=1984년 발견된 완도선과 비슷한 구조인 점으로 미뤄 현재로서는 한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구역에서 10점 이상의 닻돌이 나왔고 닻돌 하나의 무게가 500㎏이 넘는다는 점은 최소 다섯 척 이상의 난파선 매몰 여부를 짐작케 하는 것으로 향후 한중일 교역관계와 선박사 연구에 활용가치가 높다.
▲석탄=이번 발굴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석탄’의 발견이다. 삼국시대 ‘탄광에서 불이 타고 있다’는 기록이 있기는 하나 언제부터 석탄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공식 기록은 없었다. 때문에 이번 발견은 고려시대에 석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증명하는 자료로서 의미가 크다.
▲볍씨=석탄과 함께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된다. 배에서 식량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측되는 수량이 발견됐다. 7~800년 전 볍씨로 추정되는데 상태는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로 현재의 쌀과는 다소 다른 얇은 모습이다. 정밀 분석을 거치면 벼의 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연결고리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의 유물들=석탄과 볍씨 외에도 당시 선상생활을 파악할 수 있는 유물들이 많다. 화로를 비롯해 선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숟가락과 맷돌도 나왔다. 맷돌은 옛 우리 맷돌과 모습이 흡사하지만 국적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다만 근해가 아닌 원양항해 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당시의 선상생활까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들이 나왔기 때문에 장기 계획을 세워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인양되는 유물도 가능하면 빨리 인양해서 일반에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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