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살 것도 없는 데 박씨가 이 곳을 찾는 이유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대형마트에 가면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기 때문에 푹푹 찌는 집안에 있는 것보다 훨씬 좋다”며 “매장 안을 몇 바퀴 돌고 나면 더위는 금세 가시고 머리도 맑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도심 속 피서지로 대형마트를 추켜세웠다.
6월 기온이 지난 36년 동안 역대 네 번째로 높게 나타나는 등 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이를 극복하려는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1.8도로 1973년 이후 네 번째로 높았다.
평균 최고기온도 평년보다 0.9도가 높은 27.0도, 평균 최저기온도 17.1도로 평년보다 0.6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해가 떨어져도 더위는 꺾일 줄 모른다.
대전지역 6월 평균 최고기온은 27.4도로 지난해(25.9도) 보다 1.5도 높았으며 같은달 평균기온도 22.1도로 지난해 21.1도에 비해 1도나 올랐다.
이처럼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은 더위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경제 불황으로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알뜰한 피서법이 대세다. 대형마트나 지하철역, 은행 등 에어컨이 설치된 곳은 온종일 만원을 이룬다.
시내 모 은행 관계자는 “거래를 하지 않아도 장시간 은행에 앉아 있는 고객과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짬짬이 들르는 사람도 늘었다”며 “때 이른 더위로 은행은 온 종일 북새통이다”고 상황을 전했다.
갑천, 유등천 등 하천 둔치도 각광받고 있다. 하천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잠시 잊기엔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먹을거리 등을 챙겨 돗자리를 갖고 나온 가족단위 인파로 주말은 물론 평일 오후에도 하천 둔치는 북적이고 있다.
‘이열치열 족’도 있다.
대학생 김 모(22ㆍ여)씨는 “여름철 시원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달리기 등 운동을 통해 땀을 쭉 빼고 난 뒤 샤워를 하면 더위를 잊을 수 있을뿐더러 건강도 챙길 수 있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대전, 충남지역은 당분간 최저기온 18~21도, 최고기온 27~30도가량으로 평년 수준과 비슷하겠고 7일께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가 오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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