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해양연구소는 지난 4월 26일부터 6월 23일까지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 실시된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도자기와 매장선체 등 380여 점의 유물을 인양하고 이날 오후 태안군청에서 이를 공개했다.
국립해양연구소에 따르면 수중발굴조사는 1구역과 2구역으로 나뉘어 실시됐으며, 1구역에서는 매몰된 선체 일부와 고려청자, 석탄, 볍씨, 죽간, 목간 등이, 2구역에서는 시대와 국적이 다른 300여 점의 도자기와 선체 일부, 철제 솥, 닻돌, 맷돌, 청동그릇, 수저 등이 인양됐다.
특히 도자기는 고려와 조선시대의 것과 중국 도자기 등 다양하게 인양됐는데, 우리나라 도자기는 11C경 해무리굽청자에서 14C 후반의 상감청자까지 다양한 종류의 고려청자와 15C 분청사기, 17~18C 백자 등 조선시대의 도자기로 확인되고 있다.
중국 도자기는 송·원(宋·元)대 청자와 백자, 도기 등 송대부터 청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종류가 인양됐는데 일부 도자기 밑면에서는 묵서명도 확인됐다.
명대 유물로는 15~16C 복건성 남쪽에서 만들어져 동남아시아로 많이 수출됐던 청화도자기가 인양됐으며, 청대 유물로는 백자발과 백탁유발, 백자청화초문발 등 18세기 균요계(송대에 각 지방의 특성을 반영한 자기도요지들인 6대 요계 중 하나) 도자기와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백자청화초문발도 나왔다.
마도 해역은 원래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조운선의 침몰 사고가 잦았던 곳으로 난행량(難行梁)으로 불렸었다.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이곳을 안흥량(安興梁)으로 이름을 바꿔 선박 운행의 안전을 빌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이 일대는 고려시대부터 안흥정(安興亭)이라는 국제적 객관(客館)이 있어 국가 간 사신선이나 무역선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립해양연구소 문환석 수중발굴과장은 “시대와 국적이 다른 다양한 도자기가 출토된 것은 이 지역이 국제 무역 항로로 중요한 지점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며 “수중고고학과 역사학적으로 중요한 유물이 나오고 있어 앞으로도 장기 계획을 세워 체계적인 수중 발굴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도 해역은 1970년대부터 유물의 발견 신고가 잦았던 곳으로 지난해 조사에서 고려청자 5000여 점이 인양됐으며, 지난 3월 중순 국적과 시대가 다른 유물이 수습되면서 본격적인 수중조사가 진행됐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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