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육이 잘 되어야 학교교육도 잘할 수 있다는 평범한 이야기이다. 흔히 말하기를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라고도 한다. 조금은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모 학교에 근무할 때 학교를 다니기 싫어하는 학생이 있었다.
부모가 아침마다 교문앞까지 실어다주고 교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야 집으로 돌아오지만 부모의 차가 떠나자마자 다시 교문을 나서는 아이가 있어 한두 차례도 아니고 한 주면 몇 번씩이나 상담을 하였다.
그 부모의 이야기 중에 무심코 한 말이 새삼 기억이 새롭다.
“저 아이가 어쩜 제가 학교 다닐 때하고 같은지……. 친정어머니 속을 어찌 많이 썩였는지 너도 커서 속좀 썩어봐라”라고 하였다고 한다.
가정에서의 어떠한 면을 닮았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맞벌이 부부로서 밥도 제대로 차려주지 못하고 돈 얼마주고 저녁 사먹으라는 식의 유년시절을 보냈던 일들이 아마도 문제를 갖게 된 원인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학부모는 자녀가 입학할 적에 학교에 와서 보고는 졸업식 때 꽃다발 들고 와서 담임교사와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교정에서 기념사진 찍고 6년 아니면 3년을 보낸다. 마치 농부가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에 수확을 하기 위해 낫을 들고 오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비가 오지 않아 메마르면 물을 대주고 비가 지나치면 배수로를 열어 주어야 하는데 먹고 살기가 어렵다 또는 바쁘다는 이유로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와 소원하다면 과연 어는 면에 관심을 갖고 살아야 할지 현명한 판단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부모의 지나친 관심도 자라나는 아이에게 개성을 잃을 수 있는 점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학교에 입학시켜 놓고 교육은 학교에서 하는 것으로 믿고 있는지.. 어쩌다 학생의 비행으로 인하여 학부모와의 상담을 요청하면 “그럴 리 없다”라고 답을 해야 할지 말이다.
부모가 관심이 적은데 학교에서 관심을 더 달라고 요청한 바도 아니고 내가 돌보지 못함을 학교에만 맡길 수 없는 일이다.
학생의 하루 일과를 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반은 가정에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교육의 가치 또한 그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기에 가정의 화목 또한 중요하다. 애정이 넘치는 가정에서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심성이 커나기 때문이다.
공중도덕과 질서를 지킬 수 있는 점도,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점도 기초교육은 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효자 집안에 효자 난다’는 옛말도 있듯 가정은 그야말로 자녀의 가장 기본적인 교육장이요 교실이다.
학교와 가정은 환경이 다른 교육기관이다. 가정에서 이미 교육된 어린이를 다음으로 학교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이라는 주제를 놓고 볼 때 교사와 학부모는 필연적인 유기적 관계이다. 집에서 모르는 버릇을 학교를 통하여 알고, 학교에서 모르는 일을 부모를 통하여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학생의 다면적 지도 방법을 돌출해야 한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잘 되길 바라지 않는 부모가 있으랴. 어느 선생님이 제자가 잘 되길 바라지 않는 선생님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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