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뒤에 실속없는 타선=타선의 객관적인 지표만을 참고할 경우, 한화 타선의 경쟁력은 여타 구단못지않다. 실제로 팀 홈런수로 보면, 한화는 101개로, 올 시즌 1위 SK보다 15개, 2위 두산과 41개, 3위 기아와 33개, 4위 롯데와 39개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득점력도 1게임당 5.12점으로, 두산과 기아, 롯데를 앞서고 있다.
타율 역시 롯데와 기아보다 높다. 그렇다면, 패배의 모든 탓을 선발 투수진의 붕괴만으로 돌릴 수 있을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않은 이유가 나온다.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겉보기에 화려한 홈런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득점찬스를 살리는 집중력, 병살타와 실책 줄이기, 도루로 수비진 흔들기 등 모든 부분이 골고루 갖춰져야 승리를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한화에게서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5월28일 꼴찌 추락 후, 홈런 2개 이상을 쳐내고도 패한 경기가 10게임나 되고, 득점이 가시화된 2루 찬스를 못살린 경우가 무려 19번이나 나왔다. 도루는 31개로, 도루 1위 SK와 70개, 7위 롯데(52개)와도 21개의 차이를 각각 보이고 있다. 팀 득점 스타일의 차이로 볼 수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실책은 1게임당 0.76개로 2위를, 삼진은 1경기당 7.9개로 단연 1위를 각각 달리고 있다. 병살타도 74개로, 히어로즈에 이어 2위다. 상대에게 더블스틸을 허용한 횟수(6번)와 단독스틸 횟수(82개)도 타 구단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이 기간 1~2점차 패배가 10경기에 달하는 점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꼴찌 추락의 일등공신은 맥없는 선발 투수진=한화이글스는 5월28일 삼성 전 패배와 함께 시즌 첫 꼴찌로 추락했다. 이후 6월8일까지 6, 7위를 오가다, 9일부터 30일까지 꼴찌에 머물러 있다. 30경기동안 7승을 거뒀고, 23패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경기 초반 먼저 실점을 내준 23경기 중 21경기(91%)에서 졌다. 23경기 중 10경기에서 1회 초반 실점했다. 12경기에서는 5회까지 5실점 이상을 허용했다. 선발 투수진이 초반 승부에서 상대에게 기선제압을 당하다보니, 타선의 추격전도 쉽지 않았다.
반면, 선취점을 뽑아낸 7경기 중 5경기(71%)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화가 꼴찌로 추락한 이후, 초반 기선제압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결국 꼴찌 탈출의 승리공식은 단순해진다. 선발 투수진은 1회 초반 실점을 막고, 5회까지 3점 이하의 최소 실점으로 버텨야하고, 타선은 5회 이전에 선취 3점 이상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보여야 한다./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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