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보급률 99%... 대청호 맑은물 집집마다 '콸콸'

수돗물 보급률 99%... 대청호 맑은물 집집마다 '콸콸'

<대전개시 60년 그현장 그모습> 11. 수돗물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02 1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은 상수도가 성공한 도시라는 말을 듣는다. 풍부한 유량의 대청호를 끼고 있어 수도꼭지에서 언제든 맑고 깨끗한 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전시 수도 보급률도 99%를 기록하는 등 대전에서 생활하는데 수돗물만큼은 아쉬움이 없다 하겠다. 하지만 대청댐이 만들어지기 전은 물론이고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 가뭄이면 수돗물은 단수되고 긴급 지원되는 물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또 하천의 물로 수돗물을 만들다 보니 환경오염도 걱정거리였다. 1934년 대전에서 첫 수도꼭지가 선보인 이후 대전 상수도의 발전을 짚어봤다.<편집자주>

▲ 월평정수장 전경. 1992년 만들어진 월평정수장은 하루 60만㎡의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 월평정수장 전경. 1992년 만들어진 월평정수장은 하루 60만㎡의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증기기관차에 물 공급하는 데서 출발’=대전에 상수도(수돗물)가 첫선을 보인 것은 1934년 세천 계통의 판암정수장이 완공되면서다. 하루 3500㎥를 생산할 수 있는 세천계통 판암정수장은 1934년 당시 대전읍 인구 3만 4532명을 대상으로 상수도를 공급했다.

이때부터 대전에서 근대적인 상수도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때 만들어진 세천계통의 판암정수장은 대전역에 정차하던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게 우선 목적이었다.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고 남은 것을 당시 대전역 인근에 집중됐던 관공서와 일부 주택에 공급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세천계통 판암정수장은 수질악화 및 노후화로 1981년 5월 폐쇄된 이후 지금은 벚나무와 함께 봄이면 벚꽃축제가 열리는 시민 휴식처로 사용되고 있다.

▲대전 중심을 흐르는 하천에서 취수=1960년대 대전시가 성장하면서 상수도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당시 대청댐은 아직 계획조차 잡혀 있지 않은 상태로 도심을 흐르는 하천에서 상수도를 끌어오는 방식을 취했다.그래서 유등천과 갑천 등 대전의 하천 등지에 취수장 건설이 추진됐다.

먼저, 유등천 계통 상수도 확장사업인 산성정수장은 1·2차로 나눠 1950년과 1964년에 각각 준공됐다. 하루 공급량은 각각 1만㎥ 용량을 갖췄다. 흐르는 하천을 끌어올려 정수과정을 거친 후 각 가정에 공급됐다.

이후 1969년 금강 회덕계통 상수도 확장사업인 회덕정수장이 일일 6만㎥ 생산규모로 완공됐다. 회덕정수장은 현재 중리취수장에서 원수를 공급받아 하루 생활용수 6만㎥, 공업용수 9만㎥ 등 총 15만㎥의 생산시설을 갖춰놓고 있다. 회덕정수장은 생활용수 외에도 대전1~4공단에 공급될 공업용수를 맡고 있다. 또 한때 이곳에서 발생한 슬러지가 하천으로 방류돼 민원을 샀으나 1993년 하수처리장에 슬러지를 처리하면서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게 됐다.

▲ 현재 대전시에는 총연장 4245㎞의 수도관이 매설돼 있다.
▲ 현재 대전시에는 총연장 4245㎞의 수도관이 매설돼 있다.
1977년에는 갑천 상류에 취수보를 설치한 복수정수장이 들어서고 1978년 삼천취수장이 만들어져 한때 대전시에 상수도를 공급했지만 이 역시 대청댐 건설 이후 수질 악화 등으로 폐쇄됐다.

각각 하천에서 상수원과 공업용수를 수취하는 이들 시설은 대청호가 완공되면서 하나 둘씩 폐쇄됐다. 먼저 산성정수장은 대청호계통 상수도 확장사업으로 공급량이 충분해지고 인구 증가 및 수질 악화 등의 이유로 1997년 폐쇄돼 현재는 산성 장애인 복지회관 건물이 들어섰다.

회덕정수장의 경우도 취수원이 1981년 6월 대청호 계통으로 변경됨에 따라 신탄진 취수장은 가동중지됐다. 1971년 상수도 공급률은 당시 대전시 43만 6630명 인구 가운데 71%인 31만 1661명에게 공급하는 데 불과했다.

▲대전 수돗물의 성장=대전 상수도가 취수장 2곳과 4개 정수장 그리고 40개의 배수지 등 현재의 체제를 갖춘 것은 대청댐이 완공된 이후 그동안 하천 중심의 추수정책에서 대청호를 중심으로 계획이 세워지면서부터다.

1980년 완공된 송촌 정수장은 하루 30만㎥의 공급능력을 갖춰오며 총 2단계로 나눠 완공됐다. 이후 1992년 일일 60만㎥ 생활용수 생산능력을 갖춘 월평정수장이 완공되고 신탄진 정수장이 하루 30만㎥ 생산용량으로 완공됐다. 이보다 앞서 1969년 조성된 회덕정수장은 일일 6만㎥를 공업용수로 생산하고 있다.

대전 둔산지역에 신시가지 개발이 이뤄지면서 상수도 사업도 성장기를 맞는다.

1988년 3월부터 1994년 12월까지 둔산지역에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급수수용량 또한 급격하게 증가했다. 신시가지 개발 등으로 인한 부족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대청호계통 제3,4,5차 상수도 확장사업(월평1,2,3단계)을 서둘러 추진하게 됐다. 1998년 말 인구 134만 6000여 명의 급수 보급률은 96.9%에 달했다. 시민 1명에게 1일 평균 409ℓ의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현대적인 상수도 행정을 만들어냈다.

이 덕분에 대전시의 상수도 수원시설은 2002년 말 현재 생활용수가 96만㎥/일, 공업용수가 9만㎥/일로 총 105만㎥/일의 시설용량을 갖출 수 있었다.

▲ 겨울가뭄이 극심했던 지난 1995년 대전시 서구 관저동 주민들이 식수를 지원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겨울가뭄이 극심했던 지난 1995년 대전시 서구 관저동 주민들이 식수를 지원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같은 역사를 지닌 대전의 수돗물은 지역을 뛰어넘어 전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먼저 오는 2010년 조성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 하루 6만㎥의 수돗물을 공급하게 된다. 2040년까지 31년간 행정도시에 수돗물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마친 상태다. 이를위해 현재 유성구 노은지구와 행정도시를 잇는 송수관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충북 청원군에도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관계기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청원군 현도면 일대에 조성되는 국민임대주택단지에 2014년까지 2만 3000여명 거주하는 조성공사가 끝나면 하루 1만톤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대전의 수돗물은 생수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페트병에 담아 ‘잇츠 수(It’s 水)’란 상표로 전국에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잇츠 수’ 생산량도 꾸준히 늘어 2005년 연 47만병에서 지난해에는 110만병에 달했다.이제 ‘잇츠 수’는 대전수돗물을 대표하는 대명사가 됐다.

▲수돗물의 미래= 최근에는 물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지는 않으나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대로 깨끗하고 안전한 물에 대한 욕구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수돗물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정부에서 보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1990년대 이전까지 정부의 수질 검사 항목은 모두 28개 항목이었으나 1990년 6월 1일 정수과정의 염소 소독부산물인 트리할로메탄에 대한 수질검사 항목이 추가되는 등 1991년 33개 항목으로 확대됐다. 1992년 37개 항목, 1995년 유기화합물인 벤젠 등 5개 항목이 추가돼 지금까지 55개 법정수질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법정 수질검사항목 외에도 시에서 환경호르몬, 농약류 등 42개의 자체감시항목을 더해 모두 90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실시했다. 2002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수준인 121개 항목까지 확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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