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심점도, 분위기 메이커도 없다(상)
2. 화려함 뒤에 실속이 부족한 타선, 맥없는 투수진(중)
3. 꼴찌 탈출, 포스트 진출 희망 접기엔 아직 이르다(하)
한화이글스는 4월 한 때 3위까지 오르며, 물오른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4월말 김태균과 이범호 등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팀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지더니, 결국 추락에 추락을 거듭한 끝에 지난달 9일 꼴찌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25일 삼성 전을 치르며 올 시즌 절반의 경기를 소화한 한화이글스. 본보는 3회에 걸쳐, 끝모를 부진의 늪에 빠진 한화이글스의 현재를 점검하고, 남은 62경기의 필승전략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김태균의 장기부상 공백, 구심점이 없어졌다=한화이글스는 5월부터 6연패 2차례, 최근 8연패를 기록하며, 끝모를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4월말까지는 류현진을 제외한 선발진이 붕괴된 상황에서 홈런쇼와 함께 3위까지 오르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같은 달 26일 김태균의 부상 이후 팀 밸런스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5월3일에는 이범호의 부상까지 겹쳤다. 이후 한화는 이범호의 4경기에 가까운 결장 속에서 6연패 수렁에 빠지며, 팀 순위는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했다. 용병 디아즈는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한 축을 차지했지만, 결정적인 수비실수를 연발하며 코칭스탭의 믿음을 얻는데 실패했다. 그나마 노장 강동우와 이도형, 김태완이 타선에서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류현진의 안정된 투구, 안영명의 부활투가 이어지면서, 5월말까지 6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들의 활약도 6월 들어 꼴찌 추락과 함께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김태균이라는 구심점이 빠진 타선은 4위에서 8위까지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결정적인 순간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믿을맨 류현진마저 4연패 늪에 빠졌다. 다만 김태균이 지난 26일 롯데와 복귀전을 치른 이후, 3경기동안 4할6푼대의 맹타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이후 경기의 희망을 갖게하는 부분이다.
▲기아엔 이종범, 한화에는 누구?=올 시즌 하위권으로 점쳐진 기아는 시즌 초 예상대로 바닥을 쳤다. 하지만 5월초 서서히 상승세를 타더니 5월말 3위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의 이면에는 노장 이종범(39)의 카리스마와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 전성기못지않은 타력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야구 전문가와 팬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종범은 현재 타율 0.280에 도루 7개(팀내 2위)를 기록 중이다.
한화의 순위가 기아와 정반대의 양상으로 흘러가는 이면은 곱씹어볼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현재 한화에는 이종범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만한 선수가 없다는 얘기다. 투수진에서는 백전노장 송진우(43)와 정민철(37), 문동환(37)이 있지만 성적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태고, 구대성(40) 역시 1군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후배들을 독려할만한 활약을 펼쳐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들 네 선수가 받은 올해 연봉총액이 8억3000만원이고, 선발진 안영명과 김혁민, 유원상이 받은 연봉총액이 1억6600만원임을 감안할 때, 진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타선에서는 김민재(36) 역시 0.136의 부진한 타율, 베테랑 유격수답지않은 수비실책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6월초 일부 선수들의 삭발과 지난 22일 코칭스탭 교체도 아직까지 팀 분위기 쇄신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타선과 투수진 모두 지나치게 얌전한 플레이로 일관하고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롯데 홍성흔의 파이팅넘치는 플레이가 간혹 오버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최근 롯데의 상승세를 보면, 한화에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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