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길 산림청 차장 |
특히 도시숲은 도시라는 공간적 특성과 수혜자 분포면에서 일반 산림과는 다른 혜택과 가치를 제공한다. 즉, 도시숲은 잘 알려진 것처럼 CO2흡수 및 도시의 기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느티나무 1그루는 연간 2.5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8t의 산소를 내놓는데 이는 성인 7명이 연간 필요한 산소량에 해당한다. 또한 도시에 숲이 있을 경우 여름철 한낮에 평균기온이 3~7℃ 낮고, 습도는 9~23% 높게 나타나는 등 도시의 수목은 살아있는 ‘녹색 에어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 외에도 아파트를 둘러싸고 있는 숲과 도로변 가로수는 소음을 차단하거나 감소시켜 조용한 생활환경을 만들어준다. 나뭇잎의 떨림 같은 듣기 좋은 자연의 소리를 생산하여 소음을 대체하여 주는 효과도 있으며, 생태 녹지축 형성과 특징적인 가로공간을 창출하여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관광자원이 되기도 한다. 경남 진해의 벚꽃, 대전 유성의 이팝나무, 전남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도로는 매년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에 기여하기까지 한다.
최근에는 도시숲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도시숲은 직장인의 직무만족도를 높여주고, 스트레스와 이직의사를 낮춰주며, 도시에 사는 어린이의 경우 주변에 도시숲이 많을수록 비만도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숲은 이제 도시민의 다양한 생태적, 문화적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서울숲이나 대전 한밭수목원 등을 방문하면 숲 해설사로부터 숲해설 서비스를 받고,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일종의 ‘에코 서비스’를 체험하는 것이다. 또한 숲 내에서 이루어지는 소규모 공연이나 미술전 등 행사는 도시민의 문화생활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한다.
선진국에서 도시숲은 도시 가치척도의 1순위로 평가받을 만큼 다양한 유·무형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파리의 블로뉴 숲은 무한한 가치를 창출하는 도시의 자산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서울숲, 대전청사숲, 울산대공원숲 등 규모 있는 도시숲이 조성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 조성될 전망이다.
요즘 도시의 숲은 가끔씩 내리는 비와 더위로 녹음이 날로 짙어지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주변의 도시숲을 찾아 볼 것을 권한다. 도시숲에서 만나는 나무를 한 아름 안아주고, 자그마한 새 소리에 귀 기울이는 여유 있는 시간 속에서 심신을 재충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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