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7월의 창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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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영]7월의 창을 열며

[교육단상]이건영 대전어은중학교 교감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01 20면
  • 이건영 대전어은중학교 교감이건영 대전어은중학교 교감
올 한해도 어제로써 6 개월이 지나 절반이 흘러갔다.

▲ 이건영 대전어은중학교 교감
▲ 이건영 대전어은중학교 교감
이제 남은 건 반년, 교무실에서 몇몇 선생님들과 얘길 나누다가 반 남은 한해에 대한 느낌을 물었다. K 선생님은 반밖에 안 남았다며 시간 가는 게 그저 아쉬울 뿐이라고 했고, P 선생님은 아직 반이나 남았으니 지난 동안에 다 못한 일에 매진해서 잘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반밖에’ 와 ‘반이나’로 판이하게 생각이 다른 두 분의 답변을 들으며 나는 어느 쪽인가 하고 자문(自問)해 보았다.

불혹(不惑)을 넘어서면서는 시간 흐름에 많이 초조해 하며 그저 앞만 보고 달렸는데, 지명(知命)에 접어든 어느 날 나는 문득 깨달았다. 시간은 그저 거기 태초부터 처음 그대로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게 흘러갈 뿐인데, 시간을 두고 가타부타하는 것은 우리네 범부 중생들의 자의적인 잣대에 의한 판단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 뒤로 나는 시간 흐름에 초연(超然)해졌고, 다만 지금까지처럼 내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살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곤 했다.

남은 반년의 시작인 7월.

우리 학생들은 기말 고사가 끝나면 한 학기를 마치게 되고 40여 일 정도의 여름 방학을 맞게 된다. 이제 우리 학생들이 지난 학기 동안 자기 자신에게 부족했던 교과목이 무엇이며, 또 교과목 이외에 보충하거나 개선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는가를 꼼꼼히 따져보고 냉철하게 판단해서, 이번 방학 동안에는 그 하나를 택해 전력투구하는,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보기 바란다. 내 경험으로는, 괜히 이것저것 욕심을 내서 많은 걸 하겠다고 의욕만 앞세우다 보면, 처음 며칠은 잘 실천할지 몰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지치게 되고, 그러면 중도에 포기해 버려 정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아까운 시간만 헛되이 보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선생님들은 방학을 맞으면 어떻게 지낼까. 일반인들은 우리 교원들이 방학 동안 무조건 자유롭게 쉬는 줄 아는 분이 많은데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방학에 맞춰 실시되는 각종 연수 프로그램을 찾아 열심히 연수에 참여한다. 교육대학원 수강을 비롯하여, 대전교육연수원이나 대학의 연수원, 사회 교육원, 또는 인가된 단체 등을 통한 자격 연수, 각종 직무 및 교양 연수, 교과별 집합 연수, 그리고 사이버 연수 기관을 통한 교직, 교양 연수 등 적어도 한두 개 이상의 연수를 받으며, 자기 계발과 새로운 지식의 습득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게 된다. 이렇게 노력해야만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실력 있는 교사, 좋은 선생님이 되어 교단에 떳떳하게 설 수 있지 않겠는가.

방학! 우리 교원들에게 매력적인 제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제 방학이라고 해서 어영부영 집에서 편하게 쉬던 시대는 지났다. 무엇보다도 날로 발전하는 지식기반사회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면 자기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이며, 방학이야말로 그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우리 교원 모두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한해의 남은 반. 그리고 여름 방학이 시작되는 이 7월의 창을 열며 나는 생각한다.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며 남은 날들을 보내야만 더욱 보람 있는 한해가 될까.

우선 7월에 인터넷을 통한 직무 및 교양 연수에 참여하여 잘 배우고 익힘으로써 부족한 내 실력과 교양을 신장시켜야겠다. 그리고 혹 휴가를 얻을 수 있다면, 단 며칠이라도 고향에 가서 노환이신 부모님을 오롯이 모시며 올해의 남은 반년, 그 첫 달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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