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절은 스님이 큰 바위 아래서 수도하던 중 관음조(觀音鳥) 한 마리가 날아와 그 바위 위에 앉자 놀라 잠을 깨니 바위가 미륵보살상으로 변해 있어 절 이름을 대조사(大鳥寺)라고 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미륵보살은 현재는 보살이지만 다음 세상에는 부처님이 될 ‘부처님 당선자’와 같은데 미래 부처님임을 알기라도 하듯 석불 옆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가 뙤약볕아래 묵묵히 서 있는 미륵불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어 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불상 옆 높은 암반에 깊이 뿌리박힌 이 소나무는 수령 300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시사철 푸른 잎이 석불의 머리 위를 드리우고 있어 마치 강렬한 여름 햇볕을 막아주는 파라솔 같은 느낌을 준다.
미륵불을 지키는 나무는 소나무 말고도 또 있는데 미륵불로 올라가는 계단 위쪽에 있는 느티나무는 어디가 밑동이고 어디가 바위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무와 돌이 한 몸을 이루고 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수백 년이 넘는 세월을 바위 속에 뿌리를 내리고 쓰러질 듯 아슬아슬하게 서 있으면서도 이 소나무와 느티나무는 유난히 짙고 푸른 잎들을 선보이며 건강미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조사를 처음 찾은 변진원(44·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씨는 “전국의 유명 사찰을 다녀보지만 이런 신비한 나무들은 처음”이라며 “이 나무들은 황금새의 전설을 간직한 대조사와 보물 217호 석조미룩보살입상 못지않은 보물인 것 같다”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이 나무들에 대해 대조사 신도 안미자(67·부여군 임천면 구교리)씨는 “불자가 부처님께 초와 향을 공양하듯이 소나무도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에게 여름에는 햇볕을 가려 드리고 겨울에는 눈보라를 막아드리는 공양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박연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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