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전구를 매단 어선들이 밤바다를 밝히며 밤바다를 수놓는다. 이 불빛을 보고 오징어가 달려오고 그 때를 놓치지 않은 어부들이 낚싯줄을 감아올리면 주변의 오징어는 빛을 따라온 죄로 인해 그 생을 마감하게 된다.
▲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
최근 우리 사회에도 현란할 정도로 아름다운 빛들이 넘쳐나고 있는 듯하다. 경제의 상황은 점점 심각해져가고 있는데 정부는 계속해서 장밋빛 지표들만 내어놓고 있고 앞뒤를 보지도 않고 무수히 많은 사업들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누구하나 나서서 잘못을 시인하지도 않고 책임지지도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정부의 정책 잘못이 아니라 미국 판 금융위기와 정권초의 유가 폭등이 원인이며 이런 요인에 따라 생겨난 경제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홍보까지 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받아 정책을 집행해만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적 저항을 통해 포기했던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란 이름으로, 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기업선진화란 이름으로 명찰을 바꾸어 진행하고 있다. 747정책이란 브랜드로 민심을 얻었음에도 그 747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결국 이러한 모습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빼앗아가는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것뿐인가? 달러화의 강세 속에서 환율이 요동칠 때도 정부는 원칙 없는 무리한 정책을 오고갔고 이런 정책집행은 미네르바라는 희대의 유명 인사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집중관리생필품을 지정하여 관리하겠다. 발표하면 집중관리대상 물품이 집중적으로 물가상승을 주도하는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몇 개월 사이 수십만 명의 자영업자가 실업자로 전락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회의 한번 열지 못한 주무부처가 크게 질책을 당하면서도 마지못해 내어놓은 정책이란 것이 무늬만 바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다. 녹색교통을 이야기하면서 내어놓은 정책이 자전거인데 자전거라는 녹색교통수단의 종착점이 녹색생활교통이 아니라 레포츠 동호인들을 위한 광역형 자전거 도로로 결국 녹색교통도 대규모 토목공사로 결론 나는 등 대응능력 또한 부실하다 살 수 있다.
집권초기 경제 살리기의 주요수단으로 제시되어 수행되고 있는 부자감세와 이에 따른 부자들의 소비확대는 어디로 갔고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에도 재벌 규제는 모두 풀었는데 규제완화에 따른 효과라 하던 재벌의 투자증대와 일자리 창출은 또 어디로 간 것인가? 재벌이 만들어줄 것이라 믿어왔던 일자리는 오히려 줄었고 결국은 국민의 혈세를 통해 “희망근로”라는 이상한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그러나 앞에서 열거한 내용들에 대해 정부는 어느 것 하나 객관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역으로 문제를 풀려 한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이미 일본에서 실패한 것으로 판명난 토목과 건설을 통한 경기회복을 시도하고 있고 실패 속에서도 초지일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정책을 쉬지 않고 내 놓고 있다.
부동산버블을 문제라 하면서 꺼내들은 카드가 부동산의 버블을 위한 각종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다. 이제는 바꾸어야 할 것이다. 성장이 녹색과 평등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평등과 녹색경제 속에서 안정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가진자와 부족한자로 양극화 되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여 보완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장미 빛의 불빛은 결국 국민을 고통의 사지로 몰아넣는 불빛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을 인식하고 이제는 부족한 부분에 대한 자기고백과 더불어 견제와 균형이 있는 그리고 관용이 통용되는 민주주의의 실현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란 것을 인식하고 보다 인정받는 논리와 실력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책을 구사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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