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정 市소방본부 대응구조과장 |
사고의 주원인은 주로 개인안전장구의 미착용과 음주등반, 기상여건ㆍ등반기술과 체력 한계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등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고에 대비해 대전소방본부에서는 산악사고 대비 긴급구조 종합대책을 수립해 산악시설물점검, 산악안전 홍보캠페인, 봄가을 구조구급차 안전순찰 등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에는 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산중 산악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주요 등산로 길목에 119산악구급함 14개를 설치했다. 산악구급함에는 부목, 압박붕대, 소독약 등 13종의 응급처치용품을 비치해 등산객이 산행 중 사고를 당했을 때 구조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119상황실의 지도를 받아 스스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
특히 산에서의 사고는 소방서와 멀리 떨어져 있어 신고를 해도 구조대가 도착하기 까지는 시간이 많이 지체되기 때문에 2차 부상으로 확대 될 위험이 매우 크다. 따라서 현장에서의 신속하고 간단한 응급조치는 더 큰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119산악구급함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산행 중 사고를 당하거나 다친 등산객을 발견하면 가장 가까이 설치된 구급함으로 가던지 119로 신고를 하여 최단거리에 있는 구급함을 찾은 다음에 119종합상황실 직원으로부터 잠금장치의 비밀번호 등을 안내 받아 구급함을 열고 필요한 응급처치용품을 이용하여 치료를 하면 된다.
이때 119상황실에는 응급 구조사나 공중보건의가 상시 대기해 다친 부위에 대해 자세하게 치료과정을 지도받을 수 있다. 치료가 끝나면 용품을 잘 정돈한 후 열쇠를 잠그면 된다. 이때 다음 사람의 이용을 위한 배려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것을 꼭 당부하고 싶다.
사실 산속에 구급함을 설치하면서 잘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었다.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점검ㆍ관리가 쉽지 않은데다, 눈에 잘 띄는 도심과는 달리 파손의 우려도 높기 때문이다. 만약 구급함이 꼭 필요한 위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파손이나 훼손 등으로 사용치 못하게 돼 간단히 치료할 상처가 더욱 악화되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까 하는 것이었다.
실제 5월 한 달 운영해 본 결과 약품의 소비량이 기록을 한 사용자수에 비해 다소 많아 구급함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부서의 책임자로서 걱정이 앞선다.
119산악구급함은 당장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메마른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아주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등산을 하다가 구급함을 보면 한번씩 쓰다듬어 주고 닦아도 주고 혹시 이상한 점이 있으면 신고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든 ‘숲속의 작은 응급실 119산악구급함!’ 우리들이 소중히 아끼고 지켜줘야 내 이웃, 내 가족이 다쳤을 때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산악구급함이 숲속의 응급실로 꼭 필요한 사람들의 소중한 존재로 그 역할을 다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