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정]소중히 지켜야 할 ‘숲속의 작은 응급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윤석정]소중히 지켜야 할 ‘숲속의 작은 응급실’

[기고]윤석정 市소방본부 대응구조과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6-30 20면
  • 윤석정 市소방본부 대응구조과장윤석정 市소방본부 대응구조과장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되고 웰빙(well-being)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큰 관심을 갖고 실제로 다양한 장소에서 각종 활동을 하고 있다.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참여인구가 가장 많은 취미생활중의 하나가 등산이다. 주말이면 어느 산에 가든지 산에 오르는 등산객을 쉽게 볼 수 있다.

▲ 윤석정 市소방본부 대응구조과장
▲ 윤석정 市소방본부 대응구조과장
대전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도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매주 인근의 산을 찾는다. 이처럼 등산객이 계속 증가하다 보니 당연히 산에서의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한다. 작년 전국 산악구조건수는 6492건, 대전지역은 90건이 발생했다. 5년 평균으로 보면 해마다 약 20%이상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고의 주원인은 주로 개인안전장구의 미착용과 음주등반, 기상여건ㆍ등반기술과 체력 한계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등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고에 대비해 대전소방본부에서는 산악사고 대비 긴급구조 종합대책을 수립해 산악시설물점검, 산악안전 홍보캠페인, 봄가을 구조구급차 안전순찰 등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에는 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산중 산악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주요 등산로 길목에 119산악구급함 14개를 설치했다. 산악구급함에는 부목, 압박붕대, 소독약 등 13종의 응급처치용품을 비치해 등산객이 산행 중 사고를 당했을 때 구조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119상황실의 지도를 받아 스스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

특히 산에서의 사고는 소방서와 멀리 떨어져 있어 신고를 해도 구조대가 도착하기 까지는 시간이 많이 지체되기 때문에 2차 부상으로 확대 될 위험이 매우 크다. 따라서 현장에서의 신속하고 간단한 응급조치는 더 큰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119산악구급함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산행 중 사고를 당하거나 다친 등산객을 발견하면 가장 가까이 설치된 구급함으로 가던지 119로 신고를 하여 최단거리에 있는 구급함을 찾은 다음에 119종합상황실 직원으로부터 잠금장치의 비밀번호 등을 안내 받아 구급함을 열고 필요한 응급처치용품을 이용하여 치료를 하면 된다.

이때 119상황실에는 응급 구조사나 공중보건의가 상시 대기해 다친 부위에 대해 자세하게 치료과정을 지도받을 수 있다. 치료가 끝나면 용품을 잘 정돈한 후 열쇠를 잠그면 된다. 이때 다음 사람의 이용을 위한 배려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것을 꼭 당부하고 싶다.

사실 산속에 구급함을 설치하면서 잘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었다.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점검ㆍ관리가 쉽지 않은데다, 눈에 잘 띄는 도심과는 달리 파손의 우려도 높기 때문이다. 만약 구급함이 꼭 필요한 위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파손이나 훼손 등으로 사용치 못하게 돼 간단히 치료할 상처가 더욱 악화되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까 하는 것이었다.

실제 5월 한 달 운영해 본 결과 약품의 소비량이 기록을 한 사용자수에 비해 다소 많아 구급함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부서의 책임자로서 걱정이 앞선다.

119산악구급함은 당장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메마른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아주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등산을 하다가 구급함을 보면 한번씩 쓰다듬어 주고 닦아도 주고 혹시 이상한 점이 있으면 신고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든 ‘숲속의 작은 응급실 119산악구급함!’ 우리들이 소중히 아끼고 지켜줘야 내 이웃, 내 가족이 다쳤을 때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산악구급함이 숲속의 응급실로 꼭 필요한 사람들의 소중한 존재로 그 역할을 다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