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적송 벗삼은 천년고찰 피서객 '발걸음'

푸른적송 벗삼은 천년고찰 피서객 '발걸음'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6-30 13면
  • 공주=박종구 기자공주=박종구 기자
계절상 망종(芒種)과 하지(夏至)를 지나면서 마곡사와 상원골 계곡이 더위와 일에 지친 우리에게 손짓 한다. 적막을 깨고 들리는 풍경소리에서 중생의 위안이 들린다. 많은 이들의 번뇌를 담고 깊은 계곡을 통해 맑은 하늘로 사라진다.

그대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가….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불리는 것은 봄의 아름다움은 마곡사에서, 가을의 아름다움은 갑사에서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휴식과 레저의 도시 공주를 새롭게 본다. <편집자 주>


이글거리는 태양을 머리위로 치받고 마곡사로 발길을 옮긴다.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천년 고찰. 수백년이 넘은 적송림들이 병풍처럼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맑은 물을 자랑하는 상원골 계곡이 어우러져 더욱 가슴이 뛴다.

5월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은 노란 유채꽃속에 평풍처럼 드러내는 태화산 봄의 실록을 맘껏 찬사하다 이내 이글거리는 초여름이면 싱그런 녹음속에 상큼함을 느끼는 상원골을 좋아하게 된다.

상원골은 마곡사 주차장서 동해동쪽을 차량을 이용할 경우 5분이면 당도한다.

이에 앞서 마곡사 입구 주차장서 마곡사를 가려면 마치 도시생활에 찌들린 마음을 위로하듯 천천히 흐르는 계곡에 시름을 달래며 잘 단장된 주변을 감상하며 느긋한 걸음으로 30여분.

먼저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은 해탈문이다.

해탈문에는 커다란 금강역사와 문수, 보현보살이 어서 오라며 눈을 부라리고 반긴다.

다만 때 뭍침과 훼손이 역사를 증명해 주는 것인지 모르지만 여기저기 망가짐은 안쓰럽기 그지없다.

천왕문을 지나 극락교가 나타나는데 이곳은 춘마곡(春麻谷)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윤회의 고통을 벗고 성불하기를 바라는 부처님의 자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극락교” 명칭이 가슴을 아련하게 한다.

극락교 밑의 울긋불긋한 이어들의 떼는 부처님의 품안에서인지 씨알이 통통하다.

극락교를 건너자마자 대롱을 따라 졸졸 흐르는 시원한 약수 물 한모금은 여지껏 팔은 다리품 힘겨움이 사르르 녹아 없어진다.

경내 한가운데 우뚝 선 5층 석탑이 경건함을 강조하는데 한쪽에서 이곳 노승과 청바지를 입은 젊은 여인과의 대화 모습은 한 폭의 정물화 같다.

마곡사를 찾았을 때 영산보전(보물 800호)을 보지 못하면 후회한다. 영산보전은 천년 전통을 자랑하는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기 때문이다.

마곡사의 대광보전은 보물 802호, 대웅보전은 보물 801호인데 대웅전이 한 사찰 내 두 곳이 있는 곳은 흔치 안다. 오층석탑은 보물 799호로 유명하며 김구선생이 심었다는 향나무는 천년의 긴 시간을 반추하며 상원골 계곡으로 옮긴다.

천년고찰 마곡사 대웅전에 소원성취 속마음 내놓고 경내를 빠져나와 다시 극락교를 넘어 가는 세월을 한탄하며 풍광에 취해 도란도란 20분정도 걸으면 새소리 물소리 합주곡이 넘실거리는 상원골에 당도한다.

상원골은 수십, 수백년 된 적송림 사이로 흘러내리는 맑은 물 계곡은 피서지로 제격이다.

초여름 6월 중반에 접어들면서 산새 지저귀는 상원골에 피서객이 몰리고 있다. /공주=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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