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벌어짐 현상' 논란 확산

지난 23일 시중에 공급된 5만원권에서 벌어짐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일부 지폐에서는 은선의 위치가 마지막 숫자 ‘0’을 가려 비슷한 색상인 5000원권과 구별이 어려운 점 등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4일 한국조폐공사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위폐 감별을 위해 국내 지폐에 처음 적용된 입체형 부분노출 은선 부위에서 벌어짐 현상이 나타난다.

평상시에는 벌어짐 현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입체형 부분노출 은선 주변부를 잡고 양쪽에서 안쪽으로 살짝 밀면 빈 공간이 생기게 된다.

문제는 신권에서 이런 벌어짐 현상이 나타난다면 지폐를 자주 사용할 땐 벌어짐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오작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자 한국은행 발권팀 관계자는 “위조 방지용 홀로그램의 움직이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은선에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은선을 종이와 종이 사이에 끼우는 방식으로 5만원권 지폐가 제조되기 때문에 은선과 종이 사이가 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폐공사는 5만원권의 벌어짐 현상이 현금인출기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폐공사 사업처 관계자는 “한은 측과 협의해 5만원권 벌어짐 현상이 ATM기 오작동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오늘밤(24일) 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실험 장소는 테스트 시료가 있는 경산 화폐본부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금인출기가 벌어짐 현상이 있는 5만원권을 리젝트(지폐가 부적합일 때 배출)가 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현금인출기 프로그램 제작업체와도 협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예상 된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5만원권이 5000원권과 구별이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5만원권이 5000원권과 색깔이 비슷한데다 일부 지폐는 입체형의 부분 노출 은선의 위치가 맨 끝 숫자를 가려 5000원권과 헷갈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 A씨는 “5만원권과 5000원권의 구별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숫자 끝자리 0이 은선에 맞닿는 지폐는 구별하기 좀체 힘들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