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민 눈물섞인 대청호... '충청의 생명수'로 흘러

수몰민 눈물섞인 대청호... '충청의 생명수'로 흘러

<대전개시 60년 그현장 그모습> 10. 대청댐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6-25 1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시민은 대청댐건설로 만들어진 대청호에 기대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청호는 지난해 대전을 비롯해 11개 지자체에 50만 2000t의 물을 공급했다. 또 대청댐 발전소에서는 연평균 20억kw의 전기를 생산해 소비자를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1979년 12월 완공돼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식수공급과 발전, 그리고 금강 수위조절 기능을 해온 대청댐이 이제는 시민 휴식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대첨댐 건설로 마음아픈 사람도 있었다.대청댐이 완공되어갈 때쯤 이곳에 살던 주민 2만 6000여 명은 고향을 잃고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대전 발전의 밑거름과 함께 실향민이라는 상처를 낳은 대청댐의 역사를 다시 한번 살펴본다.<편집자 주>


▲대청다목적댐, 대전과 청주 급속한 인구급증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
대청다목적댐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1060년대 후반부터다. 해마다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는 것을 막고 물을 안정적으로 사용하는데서 출발했다.

당시 금강유역의 연중강수량의 2/3가 여름철 2개월 안에 쏟아져 대청댐 예정지역의 빗물 유입량도 최대 46억㎥까지 늘어나고 적게 유입될 때는 18㎥까지 떨어지는 등 빗물 유입량의 편차가 극심했다.

결국, 금강 등 전국 4대 강 지역이 여름에는 홍수피해, 가을·겨울에는 가뭄피해를 겪는 일이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치수대책이 필요했던 것. 여기에 수력발전의 기술이 개발되면서 4대 강 유역개발계획에 따른 수자원 홍수예방기능에 전기 생산이라는 금강 상류 다목적 개발 계획을 세우게 된다.

1967년 금강유역 조사사무소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금강 유역에 댐을 건설하기 위해 기반조사 등 사전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금강유역 조사사무소는 인공호수를 만들기 위한 수문을 설치하기 적당한 곳으로 수통, 옥천, 대청, 명천 등 4곳을 제시해 이 중에서 현재의 대청댐 자리가 결정됐다.

대청댐의 건설은 당시 대전과 청주에 인구가 급증하면서 앞으로 이 두 도시에 생활용수 공급이 최대과제로 부각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또 금강 중·하류에 있는 강경, 논산 지역에 댐 건설 없이는 관개용수 공급 부족 등의 문제가 예상되면서 현재의 대덕구 미호동에 수문을 건설해 인공호수를 만드는 것으로 결정했다.

▲5년 8개월의 대공사
대청다목적댐은 금강의 물줄기를 가로막아 충남·북 및 전북 지역을 풍요의 낙토로 탈바꿈시킬 부푼 기대를 갖고 건설됐다. 이는 정부가 4대강 종합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한 금강유역의 종합적인 수자원 개발사업. 사업비는 국내자본 1236억 원과 외국자본 228억을 포함해 모두 1464억 원이 투입됐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 용수확보와 홍수 예방을 위한 수문을 설치하는 댐공사는 5년 8개월이 소요되는 대공사였다.

1974년 5월 수문을 설치하기 위한 기반공사를 시작해 여름철 장마철에는 수문 공사장까지 물이 넘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댐의 형식은 지형, 지질, 수문 및 건설비 등의 여건을 고려해 결정하는데 대청댐의 경우 경제성에서 유리하고 최대홍수량에서 배수 능력을 갖추기위해 수문 하단부에는 콘크리트 중력식 댐을 만들고 좌안 부분에는 석괴댐을 결합한 혼합형 댐으로 건설됐다.

1980년 12월 완공된 대청다목적댐의 규모는 높이 72m, 길이 495m의 본댐과 용수조절을 위한 역조정지 및 3개의 부댐으로 구성됐다. 대청다목적댐으로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면적은 72.8㎢로 국내최대의 인공호수를 형성했다. 대청댐건설로 만들어진 대청호는 대전과 청주에 하루 160만 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저수량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대청댐 준공과 함께 시설용량 9만kw의 대청발전소가 본격적으로 가동해 연간 2억 5000만kw의 수력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강 지류의 수위조절과 생활·공업용수 공급, 그리고 전기까지 발전하는 대청다목적댐은 소양강댐과 안동댐 등에 이어 전국 다섯 번째 건설된 댐이었다.

대청댐 건설로 대전과 충남지역은 크게 네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72.8㎢에 강물을 가둘 수 있어 여름철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홍수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충남·북과 전북일원의 연간 농업용수 350만 톤을 공급하는 것과 동시에 안전한 곡창지대를 만들 수 있었다.

또 대전과 청주에 상수로를 만들어 1일 260만 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대청다목적댐 공사가 진행되던 1977년 대전시의 전체인구는 52만 2000여 명이었다. 당시 인구 가운데 40만 2000여 명만이 상수도를 이용할 수 있었고 보급률은 77%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50만 대전시민 모두가 대청호 물을 마시고 있다.

대청다목적댐은 또 충남권의 산업지역에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줬다. 공주, 논산, 부여, 장항 등 중부권에 연간 1300만 톤의 공업·농업용수를 공급해 이 지역 산업과 농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는데 밑거름이 됐다.

그리고 대청다목적댐에서는 연간 2억 5000만kw의 전기를 생산했는데 제2차 석유파동 여파가 이어졌던 1980년 당시 화력발전을 위한 석유수입을 대체해 연간 100억 이상의 경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만여 명의 수몰민 보상
대청다목적댐이 생활용수 공급과 전기발전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때문에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1980년 12월 대청다목적댐이 완공을 앞두고 수문도 높아짐에 따라 텃골, 양짓말 등의 동네에는 물이 마을 앞까지 차오르기 시작했다.

대청다목적댐 건설에 따른 충남·북 4개 군에 11개 면 86개 리의 광대한 지역이 물에 잠기게 됐다. 편입 면적만 4783만 6452㎡(충남 1704만 6179㎡, 충북 3079만 275㎡)로 이주민은 4075세대 2만 6178명에 이른다.

수몰지 보상은 1976년 4월 15일 수자원공사와 충청남도와 충청북도 간의 수몰지보상업무 위탁협약을 체결해 수몰지역을 관할하는 도에서 진행했으며 1976년부터 1979년까지 집이나 논 등 재산을 보유한 거주민에게 보상을 완료했다.

이렇게 수몰로 말미암아 고향을 떠나야 했던 이곳 주민들은 자유이주를 원칙으로 했으며 집단이주를 희망하는 주민에게는 경기도 남양간척지와 충청남·북도 집단 취락지를 조성해 이주시켰다.

하지만 집단이주로는 남양간척지에 700세대, 공단이주가 350세대, 그리고 집단취락지 이주가 720세대로 모두 1770세대가 집단 이주했다.나머지 2305세대는 친척이 있는 지역이나 새로운 일거리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이주했다.

▲건설 후 현재 대전시민 모두가 대청호수를 마신다
대청다목적댐 건설 공사는 29년 전 끝마쳤지만, 안전을 위한 보수와 유지 공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로 대청호의 수위가 갑자기 높아지는 것에 대비해 현재 비상여수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2012년까지 완공될 비상여수로는 현재 대청호의 물을 방출하는 용량을 키워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집중호우에 대비할 예정이다.

또 대청호에서 취수한 상수도 보급률도 높아져 대전은 현재 99.4%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민 전체가 대청호 물을 마시고 이것으로 씻는 등 모든생활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 대청호가 생활용수를 보급하는 지역도 대전, 청주에서 천안 등 충남·북 11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연간 생활용수 공급량은 50만 2000t에 달하고 있다.

연간 생산하는 20억 400만kw의 전기는 신탄진 지역에서 사용되는 등 대전지역은 대청호에서 이루말할 수 없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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