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복 공증인가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
의미가 다소 다를지는 몰라도, 곱씹어 볼수록 세상사 모두가 역시 흐르는 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법이나 질서도 하위 법이나 하위 질서로 갈수록 어느 한 사람 혹은 불과 몇몇에 의하여 흔들리기 쉽다. 지켜야 할 사람들이나 일선 담당자나 책임자의 준법의식이나 의지에 따라서 칼같이 지켜질 수도 있고,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흐릿해지고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으며 부정부패가 판을 치어 혼탁해질 수도 있다.
모임이나 단체나 직장과 같은 크고 작은 조직에서도 사소한 것일수록 분위기나 일선담당자나 책임자에 따라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 조직원들의 준칙의식이나 일선 부서의 담당자의 사명감이나 청렴성에 따라 그 조직의 이미지나 평가가 확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할 적에도 인상이라든지 매너라든지 외면적인 것으로 평가하듯이 직장이나 단체나 모임과 같은 조직의 평가도 결국은 일선담당자나 책임자의 일거수일투족에 의하여 달라질 수가 있는 것이다.
물줄기가 생기지 않았거나 아직 뚜렷하지 못한 깊은 산골의 물은 연한 풀잎이나 작은 가랑잎이나 작은 나뭇가지에 의하여 가로막혀도 물길을 돌리거나 때로는 흐르지 못하고 고이게 된다. 그러나 점점 물줄기가 뚜렷해지고 커지면서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되고, 물소리도 우렁찬 큰 냇물이 된다. 다시 도도히 흐르는 강을 이루고 크고 넓은 바다에 이르면서 흐름은 멈추고 정중동(靜中動)의 무게감을 갖게 된다. 조용한 정지 속의 살아 숨 쉬는 움직임, 그게 바로 정의다.
세상일이라는 것도 바로 그렇다. 작거나 하찮게 여기는 일일수록 아무나 쉽게 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러다가 일이 점점 커지고 중차대해지면서 웬만한 사람이나 한두 사람에 의하여서는 통제가 어렵거나 불가능해지게 된다. 이러한 와중에 시류의 흐름이 형성되고 이러한 시류의 물줄기가 점점 더 확고해져 움직일 수 없는 대세를 이루면서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쩌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대세에 역류하려다가는 역풍을 맞게 되고 결국은 자멸하게 된다. 따라서 둘 중 하나이다. 휩쓸려 순종하든지 복지부동하며 기다리든지.
작은 물이든 큰물이든 물에 흐름이라는 것이 있듯이 크고 작은 세상사에도 시류라는 것이 있다. 물의 흐름을 가로막는 장애에 따라 물줄기가 변하듯이 세상일이라는 것도 누가 취급하고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변하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고 원대한 일일수록 방향을 조금이라도 잘못 잡으면 쉽게 궤도를 벗어나 엉뚱한 곳으로 향할 수는 있지만, 목적지만 확실하다면 모든 물이 종국적으로는 다 바다로 들어가듯이 결국은 옳은 길로 들어선다.
길은 여러 갈래이고 마주치는 장애는 천태만상이다. 조건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타고나거나 갈고 닦은 능력의 차이로 인하여 사람이 하는 세상일이라는 것은 흐르는 물에 비하여 더욱더 많은 장애와 난관에 봉착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극복하지 못하는 장애나 난관은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목표만은 뚜렷해야 한다고 본다. 물이 바다로 향하듯이 세상사도 정의를 향한다. 목표를 지향하는 한 아무리 시행착오를 겪으며 허우적거려도 언젠가는 꼭 도달하고야 말 것이다. 법은 언제나 정의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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