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병원마다 저가 공세가 불을 뿜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의료서비스 질 수준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최근 수년 새 대전 지역의 노인요양병원은 급격한 증가세에 있다.
2005년 10개에 불과했던 노인요양병원은 2006년 20개, 2007년 27개, 2008년 32개, 2009년 33개로 늘어났다.
최근 4년 사이 3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노인병원 병상 수도 크게 늘어났다. 2005년 1063병상에 불과했던 병상 수는 2006년 2295병상, 2007년 3160병상, 2008년 3640병상, 2009년 3월 말 현재 3926병상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노인요양병원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평균 수명 증가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것이다.
5월 말 현재 대전의 전체 인구 148만 1825명 가운데 65세 노인 비율이 12만 2162명으로 고령화 사회 기준인 7%를 넘어 8.2%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노인 질환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 여건이 크게 향상된 것처럼 비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병원마다 단 1명이라도 환자를 더 유치하려는 저가 공세는 물론, 충분치 않은 의료진에 따라 세심한 관리가 부족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대전주부교실에 따르면 대전에 사는 70대 노인은 올 초 서구 모 요양병원 입원했으나 장시간 병상에 누워 있는 관계로 등 쪽에 종기가 생겼다.
진료를 하러 간 요양병원에서 또 다른 병을 얻은 셈이다.
주부교실 관계자는 “요양병원이 급격히 늘어났지만, 턱없이 부족한 의료진 때문에 수시로 환자들을 돌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민원이 빈발하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같은 조건의 환자에 대한 진료비도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본보 취재진이 똑같은 환자 상태를 전제로 복수의 요양병원에 월 진료비를 문의한 결과 월 50만 원~70만 원 씩 차이를 보였다.
이 밖에도 의료진 및 간호사 수급 어려움, 인건비 상승, 물가 인상 등으로 노인요양병원의 경영 압박이 심해지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노인요양병원이 몇 년 전 급격히 증가하다가 최근 들어 증가세가 한풀 꺾이고 공급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그러나 늘어난 요양병원의 숫자에 따라 우려되는 의료서비스 질 저하, 소비지 불편 사항은 지속적으로 지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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