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모(32)씨는 얼마 전 이와 같은 문자를 받았다. 일반 휴대전화번호로 문자가 와 별다른 생각 없이 확인버튼을 눌렀고 결국 스팸 문자라는 것을 알고 휴대전화를 닫았다. 하지만, 이 확인버튼 하나로 김씨는 2990원을 결제하게 됐다.
대학생 김모(26)씨도 비슷한 사례를 겪었지만, 그는 문자가 아닌 이메일이었다. 이씨의 이메일에 “며칠 전 보낸 글에 대한 답장을 보냈습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었다.
이 메일을 열자마자 수많은 스팸 사이트가 이씨의 노트북을 점령했다.
스팸의 홍수 시대에 수신자들이 스팸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과 맞물려 스팸을 발신하는 이들의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
특히 스팸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한 스팸 문자·이메일은 스팸 인지도와 맞물려 갈수록 기묘해지고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자와 메일을 넘어 일반 휴대전화 번호나 이메일 아이디와 같은 형태의 발신 행위 등 수신자들이 쉽게 선별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스팸을 악용한 범죄가 사회문제로도 대두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55만차례(약 40만명 피해)에 걸쳐 불특정 다수에게 스팸 문자를 발송해 유로 서비스로 자동 접속게 해 17억여원을 챙긴 불법 모바일 콘텐츠 업체 대표가 이달,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3000원 미만의 휴대전화 소액결제는 이용자 확인 절차 없이 유료사이트에 접속만 해도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된다는 것을 이용, 호기심 섞인 내용과 일반휴대전화번호로 유인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스팸메일 역시 전 세계적으로 스팸메일과 악성코드가 2007년에 비해 지난해 192%, 165%로 각각 증가한 가운데 한국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컴퓨터 전문 보안업체 시만텍 코리아는 밝혔다.
시만텍 코리아 관계자는 “스팸과 악성 코드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이를 이용해 사이버 범죄자들은 은행 계좌 인증 정보, 신용카드 정보와 같은 기밀 정보를 훔치고자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스팸 메일과 문자로 인한 범죄는 인지를 잘하지 못하고 있지만 엄연한 범죄”라며 “특히 3000원 미만 휴대전화 소액결제 시 이용자 확인 절차가 없다는 점 등 휴대전화 소액결제의 제도적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아직 고쳐지지 않고 있어 사용자들이 먼저 철저히 인지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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